''소음성 난청'' 네? 뭐라고요?… 볼륨업, 청력은 다운

by한국일보 기자
2007.09.07 12:10:00

▲ MP3 플레이어를 최대 볼륨으로 매일 15분씩 음악을 듣게 되면 청력이 떨어져 소음성 난청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일보 제공] 9일은 대한이비인후과학회(이사장 장혁순 순천향대 이비인후과 교수)가 정한 귀의 날. 요즘 청소년들은 MP3 플레이어 DMB폰 등의 각종 이어폰과 생활소음에 노출되는 일이 많아 ‘소음성 난청’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미국 어린이 100명 중 12명이 소음성 난청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전세계에서 1억2,000만명 이상이 소음에 의한 여러 가지 질병을 앓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소음성 난청은 커다란 소리 자극에 의해 생긴 청력의 이상을 말한다. 흔히 소음성 난청이라고 하면 아주 큰 소리, 예를 들어 총성이나 폭발음과 같은 소리를 들었을 때만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좀 커다란 소음에 일정 기간 노출돼도 생길 수 있다.

일단 높은 음부터 잘 들리지 않고, 악화하면 평상시 대화할 때도 상대방의 말소리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TV 볼륨을 자꾸 높이려 하거나,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되묻는 횟수가 늘면 소음성 난청을 의심해 봐야 한다. 영화관이나 공개방송, 연설회 때 남보다 앞에 앉아야 소리가 잘 들리고, 귀가 먹먹해짐을 느끼며 귀울림(이명)이 느껴지기도 한다. 주위 사람에게서 자신의 말소리가 너무 크다는 핀잔을 자주 듣는다면 소음성 난청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이런 소음성 난청이 젊은 세대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예전에는 노인성 난청이 주를 이루었던 것에서 사회가 발달함에 따라 소음성 환경이 많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젊은 세대에게서 소음으로 인한 난청이 늘고 있다.

75dB 이내의 생활 소음은 아무리 오래 노출돼도 청력이 손실되지 않는다. 그러나 100dB의 소음에 보호장치 없이 15분 이상 노출되면 청력을 잃을 수 있다. 또한 90dB 이상의 어떤 소음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청력이 점점 떨어질 수 있다. 청소년이 많이 사용하는 MP3 플레이어는 볼륨을 최대한 높일 때 100dB 수준까지 올라간다. 이런 상태로 매일 15분씩 음악을 들어도 소음성 난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 MP3 플레이어 ‘아이팟’을 생산하는 미국 애플사는 ‘소리 크기가 115dB까지 올라가 사용자의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아이팟 사용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폭발음과 같은 120dB 이상의 소리에는 순간적으로 노출돼도 청력에 심한 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절대로 노출되면 안 된다.

주변 소음이 청신경 세포손상을 일으킬 만한 충분히 큰 소음이라면 보호구 즉, 귀마개를 착용하면 소리를 30~40dB까지 차단할 수 있어 효과적으로 소음성 난청을 예방할 수 있다.



난청은 집중력을 떨어뜨려 업무수행 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 어지러움, 전신피로, 수면장애 외에 불안감까지 유발할 수 있다. 심한 경우 순환기와 위장에 관여해 고혈압, 소화장애까지 초래하기도 한다.

이런 소음성 난청은 소음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시적인 청각피로가 원인일 경우에는 조용한 환경에서 1~3일 정도 쉬면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소음성 난청이 생기면 일반적으로 약물 요법과 청력 재활, 이명 재활치료 등을 한다. 이 중 보청기나 이명 차폐기, 음악을 이용한 이명CD를 활용한 이명 재활치료는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 80%의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는 치료법으로 국내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소음성 난청과 이명증은 고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청력 감소 자체를 원래 상태로 회복시킬 수는 없지만 청력 재활이나 이명재활 치료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도움말=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최재영 교수,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정원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