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9월의 저주' 끊어낼까…2017년 이후 연평균 3.2%↓
by방성훈 기자
2024.09.01 18:01:15
매년 9월 주식시장 하락 영향…"여름에 미리 금 투자"
9월 수요 상대적으로 약화…역사적 강달러 영향도
올해는 금리인하 기대로 달러 약세…다른 양상 기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올해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 온 금값이 매년 9월만 되면 하락세를 보였던, 이른바 ‘9월의 저주’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값은 2017년 이후 매년 9월 평균 3.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가장 큰 낙폭이다. 2017년 이후 2월(-0.7%)과 6월(-0.8%)에도 평균 가격이 떨어졌으나 하락률은 1% 미만에 그친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달은 12월(3.6%)이며 1월(2.5%)과 7월(2.0%)도 2% 이상 상승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9월 금값 하락률은 2017년 3.2%, 2018년 0.9%, 2019년 3.2%, 2020년 4.2%, 2021년 3.1%, 2022년 3.0%, 2023년 4.7% 등으로 지난해 가장 많이 내렸다.
일각에선 9월에 금값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매년 9월마다 주식시장이 약세장을 연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년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평균 1.5% 이상 하락했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이 하락장이 오기 전인 여름에 미리 포트폴리오에 안전자산인 금을 추가, 9월에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것은 여름 휴가 시즌 트레이딩 데스크에 공석이 다수 발생한 것이 9월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역사적으로 주식시장 붕괴는 여름에 자주 발생했다고 부연했다.
패스트마켓츠의 보리스 미카니크레자이 분석가는 “투자자들은 (여름) 휴가를 가기 전에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헤지하고 싶을 것”이라며 “이를 위한 한 가지 방법은 금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9월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금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견해가 있다. 다른 통화로는 달러화로 책정된 금을 살 수 있는 양이 적어지기 때문에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기정사실화하면서 낙폭이 제한적이거나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값은 현재 온스당 25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금괴 1개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금값은 올해 들어 22% 급등했으며, 7월 이후로는 8% 상승했다.
중앙은행의 강력한 매입,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증가, 장외시장에서 현물에 대한 건전한 매수에 힘입은 결과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