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일시정지 의무화 1년…운전자 5명 중 1명 “안 지킨다”
by최정훈 기자
2024.01.11 09:00:01
AXA손해보험, 운전자 교통 안전 의식 조사 결과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화, 운전자 93% “알고 있다”
운전자 22.3% “우회전 일시정지 법규 준수 안 해”
5인승 차량 소화기 설치 의무 등은 인지도 낮아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도입 1주년을 맞은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화 이후 운전자 5명 중 1명은 법규를 지키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지도는 상당하지만, 교통법규를 미준수하는 행태가 교통사고 사망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AXA손해보험(악사손보)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3 운전자 교통 안전 의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만 19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 1400명을 대상으로 1-2년 사이 바뀐 도로교통법에 대한 실제 운전자들의 인지 수준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사 결과, 운전자 중 상당수가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화 및 회전교차로 통행 방법 등 보행자 보호의무가 강화된 도로교통법규 및 제도에 대해서 잘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도입 1주년을 맞은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화는 전체 응답자 중 대다수인 93.1%가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찰청에 따르면,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화 도입 이후 지난해 2월~11월 관련 사고는 총 1만4211건으로 전년 동일 기간 대비 848건(5.6%)가 줄었지만, 사망자 수는 오히려 89명에서 101명으로 13.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화’ 법규가 100%에 가까운 인지도를 보이는 반면, 전체 응답자 5명 중 1명(22.3%)은 법규를 지키지 않는다고 답한 것과 연관이 있다는 게 악사손보의 설명이다. 곳곳에서 교통법규 위반이 이어지고 있으며, 교통법규 미준수 행태가 관련 교통사고 사망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는 설명이다.
또 우회전 일시정지 시 통행하려는 차 혹은 보행자가 없을 시 서행 가능하다는 법규에 대해서도 전체의 89.0%가 알고 있었다. 이어 응답자 86.2%가 어린이보호구역 내 무신호 횡단보도에서 반드시 일시정지 해야 하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다. 아울러 보행자 우선도로 보호의무(85.2%)나 회전교차로 내 반시계방향 통행(68.8%) 규정 순으로 바뀐 도로교통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응답자가 과반수 이상이었다.
반면 일부 제도의 경우 인지도의 차이가 명확하게 나타났다. 1-2년 사이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현행법상 기존 7인승 차량에서 5인승 이상 차량으로까지 확대된 소화기 설치 의무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이들은 전체의 30.1%, 3명 중 1명꼴로 낮았다.
차량 화재는 특성상 연료나 각종 오일로 인해 연소 확대가 빠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물적·인적 피해가 방대할 수 있어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차량 내 비치된 소화기로의 초기 진화가 가장 중요하다. 실제 소방청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일평균 약 13건의 차량화재가 발생하고 그 중 5인승 차량의 사고가 전체의 약 50%에 달하는 만큼 관련 인지도 제고 및 의식 확대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외에도 지난 2022년 7월부터 적용된 영업용 차량 운전자의 교통법규 위반 시 고용주에 부과되는 과태료 항목 확대 제도와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인 10명 중 6명(61.6%)이 모른다고 답변했다.
악사손보 관계자는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화 등 일부 도로교통법 개정사항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만, 여전히 운전자의 법규 미준수로 보행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악사손보는 정기적인 운전자 교통안전 인식 조사를 포함해 교통안전 캠페인 등을 적극 실시해 운전자의 교통법규 인식 고취 및 준수 유도, 결과적으로 안전한 도로교통 패러다임 정착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