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미영 기자
2022.08.15 18:07:59
국민의힘 권은희·민주 한정애 공동주최
‘대통령령 수정’ 등 국회법·경찰법 개정 논의
일선 경찰들, 대통령·행안장관 ‘성토’
‘김순호 출석’ 행안부 업무보고서 당위성 공방 지속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행정안전부 경찰국 폐지를 꾀하는 법적 대응책을 모색하는 자리가 열렸다. 윤석열 정부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등으로 비대해진 경찰 통제 필요성을 내세워 지난 2일 발족했지만, 중립·독립성 침해 우려를 들어 반대하는 일선 경찰들과 야당이 손잡으면서 경찰국 논란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경찰국 신설에 대한 국회 대응방안 공청회’에선 ‘경찰국 무력화’ 방안으로 △법률 취지·내용에 맞지 않는 대통령령 등에 대한 국회상임위원회의 수정·변경 요청권을 담아 국회법 개정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화를 위한 경찰법 개정 △국회 입법권 침해에 따른 권한쟁의 심판 청구 및 탄핵심판 청구 검토 등이 제시됐다.
먼저 방승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조직법을 뛰어넘어 대통령령으로 행안부 내 경찰국을 신설한 이른바 ‘시행령정치’의 문제를 꼬집고 이러한 행정입법을 통제하기 위한 국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방 교수는 “국회 상임위가 소관 행정기관의 장에게 위헌 또는 위법한 행정입법에 대해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는 국회법 개정안은 헌법적으로 하등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국 신설을 “식물 경찰청장과 공룡 행안부 장관의 탄생”으로 규정하고, 경찰청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 및 관리·감독기관으로서의 역할 정립 등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화를 위한 입법 필요성을 역설했다. 아울러 행안부에서 설치할 ‘경찰제도 발전위원회’에서 경찰의 독립·중립성 훼손을 되돌릴 개선안을 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가경찰위원회 위원인 하주희 법무법인 율립 변호사는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 및 경찰청장 지휘규칙 제정이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장관을 상대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 변호사는 “헌법을 침해한 행정부의 고위 공무원에 대한 탄핵심판도 규범적 심판절차가 규정돼 있다”며 “국회가 사법적 방안을 검토하는 건 법치 실현에 중요한 역할과 과제일 수 있다”고 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청회를 공동주최한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도 경찰국 폐지를 별렀다. 경찰 출신인 권 의원은 “경찰국에 반대한다는 국민 과반의 여론을 받들어 이번 정기국회에서 경찰국 폐지에 앞장서겠다”며 “폭염 속에도 경찰국 신설을 반대해온 경찰들의 노력이 국회의 시간에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일선 경찰들도 ‘경찰국 폐지’를 거듭 주장하며 국회 차원의 조치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과 이상민 장관을 향한 거친 비판도 나왔다.
토론에 나선 여익환 서울경찰청 직협회장은 먼저 “전국총경회의로 징계하고 직위해제하려는 걸 묵인하면 경찰은 어느 정권에서도 발전할 수 없다”며 “우리 권리를 위한 표현의 자유와 법적 보장, 이에 대한 굳건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꼭 경찰국을 폐지해달라, 저희는 현장에서 지지하면서 따르겠다”고 했다.
안성주 전 울산남주경찰서 직협회장은 이상민 장관을 겨냥해 “‘좌동훈우상민’이라더니, 정작 신경써야 할 재난상황에선 존재감을 나타내지 않고 치안사무도 없으면서 정권유지에 혈안돼 경찰 장악에만 몰두한다”고 비난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함양경찰서의 한 경찰은 윤 대통령을 향해 “만국의 대통령이지, 검사동호회 회장이 아니다”며 “경찰청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해준다고 경찰 가족들 표 얻어 당선되더니 경찰국장 수준으로 격하시켜 정의로운 검사에서 사기꾼으로 전락했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한편 오는 18일 열릴 국회 행안위의 행안부 업무보고에서도 경찰국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상민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은 물론 ‘동료 밀고 의혹’이 불거진 김순호 초대 경찰국장도 출석할 예정이어서 야당의 ‘경찰국 당위성’ 공세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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