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담배회사 年750억씩 걷고도 꽁초 수거사업 한 푼 안써”
by박태진 기자
2020.10.05 09:24:07
강은미 의원 지적…담배회사 폐기물 부담금 징수 증가
꽁초 하루 45만~230만개 해양 유입 추정
“사업자책임 강화·정부 제도개선 시급”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환경부가 담배회사들로부터 폐기물 부담금 명목으로 매년 750억원씩 걷고 있지만, 정작 담배꽁초 수거사업에는 한 푼도 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거되지 않은 담배꽁초들은 바다로 유입되고 있어, 꽁초 해양투기에 대한 사업자 책임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강은미(사진) 정의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담배 생산·제조사가 납부한 폐기물부담금은 연평균 74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가장 많이 납부한 업체는 KT&G(033780)로 연평균 약 450억원을 냈다.
그러나 폐기물 부담금은 환경부 일반 예산으로 사용될 뿐, 담배꽁초 사업에는 배정이 안 되고 있다. 환경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6~2020년) 담배꽁초 수거사업에 관련한 별도 예산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강은미의원실에 제출한 ‘담배꽁초 관리체계 마련 연구용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일 평균 담배판매량이 1억7000여개라는 점을 고려할 때 약 전체 생산량의 7.25%에 해당하는 담배꽁초가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세계적으로 문제인 미세플라스틱 해양투기와도 연관되는 것이 드러났다. 해양유입량의 경우 담배꽁초가 우수관을 통해 전량 해양으로 이송된다는 전제하에 분류식화율을 적용했을때 일 최소 발생량은 45만개에서 길거리에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빗물받이로 유입될 경우 최대 발생량은 230만개로 추정했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1억6000여개에서 8억4000여개다.
지난 7월 11일부터 8월 8일까지 환경단체(환경운동연합)가 전국 17개 지역의 시민 66명과 전국의 동서남해안 지역에서 수집한 3879개의 쓰레기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수거된 쓰레기는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키는 담배꽁초(635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미세플라스틱의 발생원인은 플라스틱 제품의 소비에 의한 것으로 치약, 화장품, 연마제와 같이 1회성 플라스틱 제품부터 담배꽁초 또한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로 구성된 필터를 사용하고 있어 외부에 노출시 2차 미세플라스틱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강 의원은 “정부는 담배꽁초 관련해 부담금만 걷고 사업자에 면죄부만 주는 꼴이다. 담배꽁초 해양투기 위한 사업자 책임을 강화해야한다”면서 “정부가 그간 폐기물부담금을 걷는 형태가 아닌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계획을 세워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담배꽁초를 포함한 플라스틱 제품의 유해성 연구 및 수거 관리체계의 구체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