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서 '제2의 쿠르디' 참사…진흙탕 속에서 죽어간 생후 16개월兒
by김민정 기자
2017.01.05 09:02:48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방글라데시로 도피하던 생후 16개월의 미얀마 로힝야족 어린이가 미얀마군의 공격으로 비참하게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로힝야족 남성 자포르 알람 씨는 4일 방송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4일 아내와 함께 난민선을 탔던 아들 무함마드 소하예트가 배가 침몰하면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인이 찍은 아들의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 소하옛은 노란색 상의를 입고 강가의 진흙탕 위에 엎드린 채 숨을 거뒀다. 두 팔은 진흙탕 속에 묻혀 있었으며 두 다리는 웅크리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초 알람 씨는 집이 불에 타고 총알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고향을 떠나 인접국인 방글라데시로 향했다. 아내, 아들은 일단 미얀마에 두고 혼자 국경지대 강을 건너 방글라데시에 들어갔다. 그는 미얀마에 남은 아내와 아들 등 가족을 데려오기 위해 배를 마련했다.
하지만 미얀마 경찰은 난민들이 강을 건너려는 것을 알아채고 총격을 가했다. 총소리에 놀란 뱃사공이 서둘러 사람들을 태우고 출발했으나 정원 초과로 배는 가라앉았다.
| 미얀마군의 공격을 피해 엄마와 함께 방글라데시로 가던 미얀마 로힝야족의 생후 16개월 아기 무함마드 소하예트가 강변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됐다. [사진=CNN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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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 씨는 다음날 지인으로 부터 아들이 강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사실과 함께 진흙탕에 엎드려 숨진 아들의 사진을 받았다.
알람 씨는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사진을 보는 순간 차라리 죽고 싶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그러면서 그는 “하늘에서는 헬기가, 땅에서는 군인들이 총을 쐈다”며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어 정글로 도망쳤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불에 타 죽었다”며 고향 마을에서의 참혹했던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해당 사진은 2년 전 터키 해변에서 숨져 있던 세 살 배기 꼬마 난민 쿠르디를 떠올리게 하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으로 박해를 받아온 로힝야족은 지난 석 달 동안 3만 4000여 명이 방글라데시로 탈출했다.
지난해 10월 미얀마 국경수비대원 9명이 살해되자 정부군이 로힝야족을 배후로 보고 이른바 ‘인공청소’에 나섰기 때문.
하지만 미얀바 정부는 난민들의 주장이 거짓이며 조작된 선전 선동에 지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비폭력 민주화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최고 권력자가 된 뒤 소수민족의 인권을 외면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