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상권 쇼핑몰 '혈투'…롯데월드몰 vs 코엑스몰

by김미경 기자
2014.11.30 14:18:04

두곳 몰 개장 후 방문객 평가 살펴 봤더니….
롯데몰, 쇼핑 한번에..초고층 불안·주차도 악재
코엑스몰은 유명맛집·동선 편리..공기 "글쎄"

[이데일리 김미경 염지현 기자] “값싼 의류부터 고가 명품을 한 번에 쇼핑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롯데월드몰)” VS “지하 단일층인 만큼 쇼핑 동선이 편한 게 장점인 것 같다(코엑스몰)”.

코엑스몰이 1년8개월 간의 내부 공사를 마치고 지난 27일 재개장하면서 바로 건너편 롯데월드몰과의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두 시설 모두 상품 구성에서 큰 차이가 없고, 호텔, 영화관, 아쿠아리움 등 유사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강남 상권을 둔 한판 충돌이 예상된다.



코엑스몰이 확 바뀌었다. 14년만의 변신이다. 과거 일반적인 지하 상점을 떠올렸다면 오산이다. 지난 29일 찾은 코엑스몰은 넓어진 통로와 밝아진 지하공간으로 답답함을 덜어냈다. 다만 아직 공사가 덜 끝난 곳이 있어 일부 내부 공기는 탁해 방문객들의 평가는 크게 엇갈렸다.

지난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지하 1층에 국내 처음 들어선 자라홈 1호 매장 전경.
실제로 바뀐 코엑스몰은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 다른 복합몰에 비해 비교적 통로가 넓어 유모차 등이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통로 곳곳에는 쉴 공간이 충분히 마련돼 따로 커피숍에 들어가야 하는 타 몰과는 대조적이었다.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한 점도 장점이다. 매장 앞 광장 등에서는 매년 1000회 이상의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하루 평균 3회가량 공짜 공연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삼성역과 연결돼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입점 브랜드도 대중적인 편이었다. 전통적인 명품숍 대신 아르마니 익스체인지, 베르사체 진 같은 좀더 저렴한 캐주얼 숍이 눈에 띄었다. 먹거리 매장은 하동관 같은 전통식당부터 딘앤델루카, 고디바 등 해외 카페 베이커리숍까지 지하 1층에만 식음료 매장이 90개가 넘었다.



반면 우후죽순으로 흩어져 있는 매장은 쇼핑객들을 불편하게 했다. 넓은 규모에 비해 안내문의나 안내판 스크린 등이 적게 설치돼 있었고, 안내 직원들조차 위치를 숙지하지 못해 혼란을 겪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다국어 표지판도 찾기 어려웠다.

방문객 박소연씨(31)는 “4년 전 와보고 난 뒤 처음 방문했는데 분위기가 싹 달라져서 놀랐다”면서도 “아직 공사가 덜 끝나 부산스럽고 다소 위험해 보였다. 공기도 쾌적하지 않아 지하몰의 한계를 벗으려면 다소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롯데월드몰의 강점은 역시 ‘롯데’의 브랜드 경쟁력이다. 최대, 최고, 최초 시설만 수십개다. 롯데월드몰의 면적은 초고층 타워를 제외하고도 42만8934㎡(12만9753평). 코엑스몰보다 2.5배 더 넓다. 입점 브랜드도 914개(면세점·에비뉴엘·쇼핑몰 중복 포함)로 300여개인 코엑스몰보다 3배 많다.

롯데월드몰 1~2층에 들어선 자라와 에잇세컨즈 매장. 롯데월드몰에는 이외에도 H&M, 홀리스터, 조프레시, 유니클로, 탑텐, 갭, 바나나리퍼블릭, 망고, 코스, 에이랜드, 마시모 두띠, H-커넥트, 코데즈 컴바인 등 20여개 SPA 브랜드들이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빼곡히 입점해 있다.
국내에 처음 도입된 브랜드도 방문객을 이끈다. H&M의 코스(COS)와 홈데코 H&M홈 등 16개 브랜드가 국내 첫 매장을 개설했다. 유아동 매장도 강점. 지역 특성상 유아동 엄마들이 많고 놀이공원인 점을 반영해 갭·H&M·유니클로·이랜드 등 키즈 매장이 즐비하다.

그러나 롯데 계열인 엔젤리너스나 크리스피도넛 매장은 쉽게 찾을 수 있는 반면 내외국인에게 인기 있는 스타벅스나 국내 대형 유통사가 운영하는 음식점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예약제에 비싼 이용료를 내야 하는 주차문제나 안전에 따른 불안감도 악재다.

다만 두 몰의 시너지로 잠실과 삼성동을 잇는 새 관광벨트가 형성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엑스 인근 한전부지에 글로벌 비즈니스센터까지 들어서면 삼성동과 잠실라인이 함께 서울 핵심 상권으로 떠오를 것이란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월드몰에 국내에 처음 들어선 H&M의 프리미엄 라인 코스(COS) 매장
롯데월드몰 1층의 유니클로 매장 모습
지난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몰 지하1층에 국내 1호 매장을 낸 자라홈에 고객들이 들러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 코데즈 컴바인 매장
롯데월드몰 2층 바나나리퍼블릭 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