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복지 사각지대 19만명에 생계비 지원

by경계영 기자
2012.10.22 11:28:19

2014년 전체 초·중학교 무상급식 실시
초중고 준비물·체험학습비 단계적 무상지원
2018년까지 일자리 15만2000개 창출

[이데일리 김정민 경계영 기자]1년 전 회사에서 해고당한 정모(42)씨. 1년째 아무런 소득이 없지만 보증금 7000만원짜리 전셋집이 있어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해 생계가 어렵다.

반지하 단칸방에 살고 있는 최모(50)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매달 5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절반이 넘는 30만원을 월세로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겨울에는 난방비 때문에 보일러도 못 켠다.

서울시가 제도 미비로 복지 사각지대에 남아 있는 19만 빈곤층을 대상으로 ‘서울형 기초보장제도’를 시행한다.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생활보호대상자에서 배제된 최저생계비 이하 빈곤층 29만 명 중에서도 당장 생계유지가 어려운 시민들에게 기초생활수급자의 절반 정도의 생계급여를 지원한다. 아울러 소득수준이 낮은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생활임금제’를 도입, 서울시 유관기관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무상급식을 2014년부터 전체초등학교는 물론 중학교까지 확대하고 준비물과 체험학습비 등 필수경비도 단계적으로 무상지원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22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서울시민복지기준’을 마련,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기초생활수급제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19만명에게 기초생활수급자의 절반 수준의 생계급여와 출산 및 장례비용을 지원한다. 기초생활수급자는 3인가구의 경우 매달 약 100만원을 생계비로 지원받는다. 1인 가구는 50만원 가량이다. 내년에는 410억원의 예산을 투입, 6만명을 대상으로 우선 실시한다.

이어 2018년까지점진적으로 대상자를 확대해 최저생계비의 100%를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대상자 전원을 지원하는데 연간 2599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서울시는 2018년까지 청년일자리 2만5000개, 여성일자리 2만7000개, 노인일자리 10만개를 확충하고 소득수준이 최저생계비를 겨우 넘긴 서울형 차상위계층 6000명애게 자활근로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저임금 근로자의 가족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임금수준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 2014년부터 서울시 유관기관부터 도입한다. 민간기업의 도입도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서울의 370만 가구가 월 200만원 이상의 소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임대로 비중이 소득의 30%를 넘지 않고, 주거공간이 43㎡가 되도록 할 방침이다. 또 영유아, 아동, 노인, 장애인 등을 돌보는데 필요한 비용이 가구소득의 10%를 넘지 않도록 보육 및 노인 및 장애인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의무교육인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의 체험학습비, 학습준비물 등 취학필수경비를 단계적으로 무상화하고 2014년까지 친환경무상급식을 초·중학교 전체로 확대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에 제도개선을 건의해 고등학교 수업료를 무상화하고 학급당 학생수를 단계적으로 감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복지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하느냐다.

서울시는 내년에 88개 사업에 본청 1조6210억원, 서울시교육청 1조1160억원 등 총 2조737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 예산에 비해 7910억원이 증가한 규모다. 2014년에는 14개 사업을 추가, 3조8000억원으로 투자규모를 늘려 사회복지예산 비중을 전체예산의 3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회복지예산을 2018년에는 4조4000억원 수준까지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서울시가 지고 있는 빚은 2011년말 현재 18조7000억원이나 된다. 특히 공식적인 채무 외에도 향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잠재부채가 최소 2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지하철 9호선 최소운영수입보장, 버스준공영제에 따라 손실 보전 등에 필요한 금액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해 초기 비용부담을 줄이는 한편 예산지원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재정이 고갈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중앙정부가 서울시에 차별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국고보조율을 상향조정해 추가 예산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자료=서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