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요즘 고민은?..성장 모멘텀 잡아라

by양효석 기자
2006.05.12 11:49:44

실적 부진 타개할 묘수 찾느라 부심
`초콜릿폰`으로 해외시장 공략
의존도 높아 불안요인 지적도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LG전자(066570)가 고민에 빠졌다. 정중동(靜中動)의 움직임 속에서 향후 성장의 모멘텀을 잡기위해 부심하고 있다.

최근 LG전자 고민의 핵심은 실적이다. 1분기 실적이 시원찮았고 실적개선은 하반기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다. 그간 효자노릇을 했던 단말기 사업부문의 실적이 1분기 주춤한 것이 가장 큰 요인.

LG전자의 이같은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두가지 키워드는 `초콜릿폰`과 `해외`다. LG전자는 2분기 부터 글로벌 오픈시장에 국내 히트작인 `초콜릿폰`을 내놓고 승부수를 띄운다는 방침이다.

◇휴대폰 사업부에 따라 영업이익 좌우

LG전자의 사업구조는 가전의 DA, 디스플레이의 DD, AV·IT제품군의 DM, 휴대폰의 MC 등 4개 사업부로 되어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을 보면 DA가 4726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다음으로 MC 4552억원, DM 1384억원을 기록했다. DD는 584억원 영업손실을 보였다.

LG전자가 전통적인 백색가전 강자인 만큼 DA사업부는 환율 등 대외 악화요인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 10%를 넘기면서 꾸준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문제는 회사내 두번째 높은 이익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MC사업부. 올 1분기 단말기 부문은 영업손실 309억원이라는 타격을 안겼다. 계절성에 따른 물량감소도 이유이지만, 북미시장에서 모토로라와의 경쟁에 밀리고 저가폰 시장인 인도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다. 또 시장가격 결정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중저가 제품을 판매하다 보니 원화강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상실도 타격이 됐다.

결국 단말기 사업부의 승패에 따라 분기별 영업이익이 좌지우지 되는 구조인 셈이다.

◇초콜릿폰을 띄워라

LG전자가 단말기 사업부에 승부수를 내건 제품이 `초콜릿폰`이다.

지난해 11월 국내에 처음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45만여대가 팔릴 정도로 히트를 친 작품. LG전자는 초콜릿폰을 글로벌 오픈시장에도 선보이며,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에 이어 이달초 영국과 멕시코에서 각각 런칭했다. 조만간 러시아 시장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는 초콜릿폰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초기 반응은 매우 좋다는 분석이다.

영국에 670개 유통매장을 갖고 있는 유럽최대 휴대폰 전문업체 카폰 웨어하우스(Carphone warehouse)가 5월 히트예감상품으로 초콜릿폰을 선정하면서, 모토로라의 레이저폰과 비슷한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CNN은 지난 4일 `비즈니스 인터내셔널(Business International)` 대담 코너에서 LG전자 유럽사업부 함상헌 상무의 인터뷰를 통해, 초콜릿폰을 소개하고 LG전자의 사업방향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또 영국 BBC도 지난 5일 `기존 휴대폰이 기술적인 측면을 강조했다면 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감성적인 기능을 선보인 점이 초콜릿폰의 특징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초기 반응에 대해 조심스런 목소리도 내고 있다. 영국 런칭 이후 유통업체들이 초콜릿폰 물량을 많이 가져가긴 했지만, 실제로 소비자 판매가 뒤따라야 하는 만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자세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LG전자가 초콜릿폰에 거는 기대감은 매우 크다.

LG전자 관계자는 "초콜릿폰에 올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잘 안될 경우 많은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스타는 태어나기도 잘 해야 하지만 노력여하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기대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에널리스트들은 초콜릿폰의 승패여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초콜릿폰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승패여부에 따라 경영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보고 있다.

◇"3개월 유행주기, 당연시 하지 말라"

김쌍수 부회장도 최근 변곡점에 선 단말기 사업의 성장을 독려했다. 김 부회장은 최근 열린 `트윈세미나`에서 "통상 휴대폰 유행주기를 3개월 이라고 말하지만, 이것을 너무 당연시 여기지 말라"면서 "블루오션 마케팅 전략으로 우리는 1년이 지속되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초콜릿폰이 성공하려면 글로벌 오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면서 "이제까지 해보지 않아 오픈시장에서 취약하다는 자괴감에만 빠져있지 말고 이에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달 초콜릿폰 중국 런칭 행사를 다녀온 후 소감을 통해 "한국에서 히트한 초콜릿폰이 중국에 상륙해서는 어떤 성과를 낼지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행사를 마쳤다"면서 "개인적인 ‘감’으로는 성공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 부회장은 "어쩌면 그런 ‘감’이 제품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밝힌 뒤 "초콜릿폰이 GSM시장에서도 중국을 필두로 중남미, 유럽, 동남아로 속속 진출할 것이며, 해외 법인장들은 자신감을 갖고 다시한번 GSM 초콜릿폰의 신화를 만들어 가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