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진우 기자
2003.01.02 12:04:53
대한생명 조기 정상화 총력
[edaily 이진우기자] <2003년 한화그룹 신년사>
한화그룹과 대한생명 임직원 여러분!
희망과 서기가 어린 계미년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금년 한 해도 여러분 가정에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올해는 환희와 비탄으로 굴곡졌던 영욕의 지난 반세기를 거치며 한화와 대한생명 임직원 모두에게 새로운 50년의 첫 출발을 기약하는 원년입니다. 국가적으로도 21세기 들어 첫 선거를 통해 선출된 새로운 지도자와 함께 변화와 개혁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한화와 대한생명은 지난 IMF 위기의 터널을 지나, 숱한 시련과 난관을 극복하는 가운데 미래의 운명을 같이 할 공동체로서 새롭게 태어났으며, 그 결과 재계의 이목은 우리의 제고된 위상과 비약적인 행보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50여 성상을 각기 다른 분야에서 국가와 민족의 번영을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하며 유구한 역사를 이어 온 한화그룹과 대한생명 임직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제 한화와 대한생명은 상생과 공존을 바탕으로 한 제 2의 창업을 염원하는 가운데, 새로운 한화, 새로운 대한생명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뉴비전을 창출하고 한마음으로 매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우리가 추구하는 기업의 미래상은 확실한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강력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 집단입니다. 그룹의 근간이 되어왔던 제조업은 물론 향후 그룹의 성장 축이 될 금융, 유통, 레저, 서비스 각 분야에서 세계수준의 경영성과를 이룩하는 초 일류 기업이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인 것입니다. 특히 대한생명은 미래사업 구조로의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는 그룹의 주력사로서 강력한 성장엔진이 되어 줄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각 사별로 구체적인 전략이 도출되어야 하겠습니다만, 그룹 차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들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첫째, 대한생명의 조기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대한생명은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국민의 기업인 만큼, 경영성과는 곧 국민의 이익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우리에겐 환골탈태한 대한생명의 새로운 발전상을 국민 앞에 보여주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방카슈랑스의 도입과 외국 보험사의 시장공략 확대로 더욱 치열한 생존경쟁을 경주해 나가야 하는 만큼, 장기적인 비전과 확고한 경영전략을 조속히 수립하여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경영역량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한낱 기우였음을 증명해 보이는 한편, 경영의 투명성과 윤리경영을 통해 시장의 신뢰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대한생명과 한화는 따로 따로 분리된 경영의 길을 가면서도 결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공동 운명체인 것입니다.
제가 대한생명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 이유 또한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국민의 기업을 조속히 정상화 시켜야 한다는 기업인으로서의 사명감때문이기도 하지만, 대한생명의 향후 진로와 성패야말로 그룹의 백년대계를 좌우하게 될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단기적으로 대생조직의 화합과 안정화를 조기구축하여 일류 생보사로서의 생산성과 경영효율을 달성하도록 독려할 것입니다.
둘째, 사업구조와 재무구조의 혁신을 통해 고수익 사업 군으로 재편되어야 합니다.
재무구조의 혁신차원에서는 창립 50주년 기념사에서도 강조한 바 있습니다만,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을 넘지 못하는 한계기업은 언제라도 조기에 퇴출될 것이며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에서 국내 TOP 3 진입이 신규 사업 전개의 목표이자 기존 사업 운영의 최저 가이드 라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시장의 변화가 심할수록 사업 진입과 확장을 통한 수익 확보 기회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음을 주지하고 "항상 준비"하는 자세로 시장 동향을 예의 주시하여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전통의 제조업 군이라 할지라도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는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대한생명의 경우도, 방카슈랑스 허용에 따른 영업부문의 대응방안을 철저히 강구해 나가야 합니다. 선진 마케팅 기법을 개발하고 다양한 판매채널을 발굴, 육성해 나가는 한편, 과거의 구태의연한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고객만족의 극대화를 우선시하여 고수익을 달성하는 선진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투자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외 자산운용에도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금년을 중국진출의 원년으로 삼아 면밀한 검토아래 조속히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기존의 증권, 투신, 손보사 등과의 업무 연계체제를 전략적으로 구축함으로써 상품개발 및 자산운용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시켜 나가는 것도 상생과 공존의 경영전략이 될 것입니다.
셋째, 창의력 있는 인재와 선진 시스템이 가동되는 인사, 조직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환골탈태한 한화와 대한생명의 미래상은 결국 사업운영에 가장 효과적인 조직과 인재를 구축 하는데 그 성패가 달려있다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 분야에서 국내는 물론 다국적 기업의 담당자들과 능히 일대일로 겨룰 수 있는 수준의 전문가를 영입 또는 육성하고, 이들이 공정한 평가기준을 통해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합니다. 또 모든 사람이 성과 창출에 기여한 만큼 보상 받을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조직은 활기에 넘쳐, 가능한 모든 대안이 자유롭게 토론되는 역동적이고 유연한 구조를 갖추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일상적인 의사결정은 윗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어야 하며, 아무리 중요한 의사 결정이라 할지라도 타이밍을 놓쳐 사업기회 자체를 상실하지 않도록 다양한 촉진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Speedy, Dynamic, Flexible 이 세가지가 조직 시스템 구축의 핵심 가치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외부의 변화속도보다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하고, 상하간의 막힘 없는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로 조직의 역량을 유기적으로 극대화 시켜 나가야 합니다. 변화의 폭풍 속에서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새로운 미래의 꿈은 요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변화의 흐름을 쫓아 이전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한화와 새로운 대한생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체가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끊임없이 흐르는 물처럼 생명력이 넘치는 조직과 구성원들로 새롭게 탈바꿈할 것을 당부 드립니다.
넷째, 국가, 사회, 고객과 함께 하는 기업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는 존재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기업시민으로서의 자세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창업 초기의 경영이념처럼 국가와 사회에 기여한다는 기업 보국의 전통을 살려나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 나아가 선호도 제 1위의 기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인류의 안전과 행복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 고객만족 경영을 실현해 나가고 있는 대한생명에 있어서는 투명경영과 책임경영이야말로 무엇보다도 고귀한 가치라 할 것입니다.
수십 년간 쌓아 온 "신용과 의리"라는 자랑스러운 전통을 신뢰의 기업정신으로 계승, 발전시켜 한화와 대한생명이 국민들의 가슴속에 "정도를 걷는 기업, 모범이 되는 기업"으로 각인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드립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국가의 기간산업 뿐 아니라 국민의 레저, 건강, 생명, 안전을 책임지는 품위있는 기업으로 이미지를 혁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전략들이 궁극적으로 기업문화로 정착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음을 또한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혁신적 정책과 시스템이 완전히 뿌리 내린 위에 모든 임직원들의 의식 속에 공유되고 체화된 기업문화는 다른 어떤 전략무기보다도 항구적이고 글로벌 한 핵심역량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그룹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 나가고 있는 그룹의 심볼 교체작업 또한 전 한화와 대한생명의 혼을 하나로 결집하고 기업문화를 활성화시켜 나가는 데 큰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아무쪼록 일시적인 구호와 개혁운동에 의한 혁신이 아닌 각 계열사, 각 사업장, 각 임직원 스스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명확히 도출하고, 모두가 뉴 비전을 공유하여 한데 뭉쳐 나아갈 때 비로소 원하는 기업문화의 혁신을 달성할 수 있음을 명심해 주길 바랍니다.
한화인 여러분! 그리고 대한생명인 여러분!
지금 우리 앞에는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경쟁상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이들은 첨단 경영기법과 효과적인 경영 시스템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그들과의 피할 수 없는 승부에서 우리 모두는 과연 당당하게 맞서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제 우리는 서로를 의지하는 동지로서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뉴 비전을 구체화시켜 나가는 희망의 여정이자, 나아가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향하는 도전의 역사, 바로 그것입니다.
저는 지난 50년간 수 많은 대기업들의 명멸 속에서도 굳건히 성장해 온 우리 한화인과 대한생명인 여러분의 저력을 믿습니다. 또한 그것이 향후 그룹 100년사를 이어갈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이라는 것도 확신합니다.
이제 한화와 대한생명의 100년을 기약하는 가열찬 도전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한화 공동체라는 이름아래 다 함께 혼연일체가 되어 영광된 길로 나아 갑시다. 도전과 혁신의 기치를 앞세워 새로운 역사의 주역으로서 힘차게 전진합시다.
새해에도 여러분의 가정에 만복이 깃들기를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3년 새해 아침에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