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까지 파악해 응대하는 '신한 AI 은행원' 개발이 목표죠"
by임유경 기자
2024.06.02 15:44:02
임은택, 신한은행 AI유닛 본부장 인터뷰
통합 AICC, 감성 분석 기술 접목해 고도화 예정
향후 AI휴먼·생성형AI 결합해 AI 은행원 개발 목표
클라우드 기반으로 신기술 도입 용이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내 기분을 파악하고 적절한 어조와 태도로 응대하는 인공지능(AI) 은행원을 곧 만나게 될 것입니다.”
임은택 신한은행 디지털혁신단 AI유닛 본부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신한금융그룹 통합 AICC’의 고도화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AICC는 AI 음성봇 및 챗봇이 고객 문의를 이해하고 답변하는 지능형 컨택센터다. 신한금융그룹은 작년 11월 은행, 카드, 투자증권, 제주은행 4개사가 참여한 통합 AICC를 오픈했다. 현재 1700개의 상담 시나리오가 서비스되고 있다.
| 임은택 신한은행 디지털혁신단 AI유닛 본부장(사진=AWS코리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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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은 상담 품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AICC 고도화를 계획 중이다. 그 일환으로 추진하는 것이 고객의 기분을 파악하는 ‘감성 분석(sentiment analysis)’ 기술 도입이다. 임 본부장은 “현재 AI 상담의 가장 큰 문제는 고객의 기분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불만이 큰 상태로 분석되면 AI의 음성 톤을 바꾸거나 인간 상담사로 바로 연결되게 하는 시나리오를 구축 중”이라고 했다.
동시에 AI 상담의 UX(사용자경험) 개선도 진행한다. 임 본부장은 “고객이 AI 상담 중 어느 지점에서 많이 이탈하는지 분석하고 있다”며 “멘트 길이, 화면 복잡도 등 이탈 요인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반복 중”이라고 전했다.
상담 품질을 높여 AI 상담 완료율을 40% 수준까지 향상시키겠다는 게 임 본부장의 목표다. 현재 AI가 하루에 응대하는 고객 문의 전화는 약 2만6000건 정도로 전체 절반 이상이지만, AI로 상담이 끝까지 완료되는 경우는 25%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나머지는 중간에 사람 상담원을 찾는다는 얘기다. 임 본부장은 “완료율이 높다는 건 고객이 사람 상담사를 연결하지 않고 더 빨리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라며 “중요한 지표로 보고 있다”고 했다.
신한금융그룹이 추구하는 미래 AI는 진짜 창구 직원 같은 ‘AI 은행원’의 구현이다. AI 아바타 기술로 만든 가상 은행원은 이미 개발했다. 전국 영업점 중 우수사원 5명을 선발해 가상 은행원으로 만들고 디지털 데스크 등에서 활용 중이다. 이를 외형적으로도 자연스럽게 개선하고,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단순 업무 처리를 넘어 고객 맞춤 상담까지 가능하게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임 본부장은 “고객들이 은행에 방문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상담”이라며 “생성형 AI가 도입돼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때 나는 어떤 금리혜택이 있는지’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된다면, 상담 업무 상당 부분이 효율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생성형 AI의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은 AI 은행원 구현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임 본부장은 “거대언어모델(LLM) 특성상 질문이 틀렸을 때 모른다고 답변하지 않고 잘못된 답을 지어낼 가능성이 있다. 혹시라도 잘못된 정보로 상담이 이뤄질 경우 책임 소재에 대한 거버넌스 정리도 필요하다”고 현재 상황을 짚었다. 이런 이유로 생성형 AI는 상담 직원들이 사용하는 Q&A 서비스 등 내부 업무에 먼저 적용하고, 향후 대고객 서비스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번 통합 AICC를 ‘올 클라우드’로 진행하면서 생성형 AI 같은 신기술을 빠르게 접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클라우드 인프라는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활용했다. 임 본부장은 “AI 기술과 서비스가 계속 추가될 것을 고려해 처음부터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클라우드 위에서 구현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