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내년엔 오를까? "쓰임늘어 반등" vs "경기침체로 어려워"

by임유경 기자
2022.12.25 15:34:46

엇갈린 가상자산 시장 전망
낙관론 측 "기초체력 튼튼, 연준 비둘기파 전향 기대"
비관론 측 "내년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하기 어려워"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시장 침체기)’가 1년 만에 끝 날까, 아니면 내년까지 이어질까. 내년 가상자산 시장을 놓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가상자산 기술의 쓰임새가 늘면서 견고해진 펀더멘탈(기초체력)을 기반으로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낙관론’과 내년 예고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가상자산 투자심리가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란 ‘비관론’이 맞선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코빗, 쟁글, 메사리 등 국내외 주요 블록체인 기업들이 연말연시를 맞아 내년 가상자산 산업 전망 보고서를 잇달아 발간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내용은 역시 내년 가상자산 시장 전망이다.

올해 가상자산 시장은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발(發) 경기침체 우려해 늘린 유동성을 거둬들이면서 투자시장 전반이 위축된 데다가, 5월 루나·테라 폭락 사태와 11월 FTX 파산사태까지 발생하면서 혹한기를 보냈다. 연초 2조2000억 달러 규모였던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63% 감소해 현재 8000억 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내년엔 어떨까.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의 정석문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상반기 이후에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제시했다. 가상자산 기술의 펀더멘털이 더욱 단단해졌고, 내년 상반기부터는 거시경제 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는 예상이다. 정 센터장은 올해를 “활발한 침체기(Higher Low)”라고 정의하며, “시장이 침체된 것은 맞지만 강세장에 이끌려 가상자산 기술을 접한 후 이 기술의 가치를 이해하는 계층이 두꺼워지면서 일시작인 자산 가치 폭락에도 흔들리지 않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 상반기 중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전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하며,“가상자산을 포함한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수요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2019년 연준이 비둘기파로 돌아서면서 실제 그해 비트코인 가격은 92% 상승했다고도 덧붙였다.

연준이 2019년 비둘기파로 전향한 후 비트코인은 급상승했다.(이미지=코빗)
블록체인 정보 플랫폼 쟁글의 리서치팀은 반대로 “내년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을 내놨다. “기관투자자들의 유입으로 비트코인이 그 어느 때보다 위험자산으로서의 성격이 짙어진 가운데, 내년 예고되고 있는 경기침체는 투자심리를 꺾을 것이며 내년까지 이어질 고물가 환경을 고려하면 연준의 금리인하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이 진행되는 동안 비트코인은 대체로 횡보할 것이고, 물가가 급격히 내려앉으며 서프라이즈 랠리를 자극할 가능성도 낮다는 판단이다.

내년 하반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 봤다. 연준이 금리인하보다 동결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연말로 갈수록 2024년에 있을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수 있겠으나 인하가 신중하고 완만하게 이루어질 것을 감안하면 2020~2021년의 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과 나스닥 지수 간 상관관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비트코인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면서, 거시경제 영향을 더 직접적으로 받게 됐다.(이미지=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