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2.03.22 09:35:1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녹내장’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세계녹내장주간(22.3.7~3.13)에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6년~2020년) 국내 녹내장 환자는 연평균 4.5%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녹내장 진료인원은 총 96만 4812명을 기록해 2016년 80만 8012명보다 15만 6800명(19.4%) 증가했다. 환자 연령대는 60대가 전체 연령대의 25%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 안압이 정상이어도 녹내장이 발생하는 이유
녹내장 발병의 주요 원인은 ‘안압’이다. 녹내장이 의심된다면 증상 및 진행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안압검사를 시행한다. 그런데 문제는 안압이 정상이어도 녹내장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정상 안압 녹내장’이라 하는데 안압이 정상 수치(10mmmHg~21mmHg) 범위 임에도 불구하고 시신경 손상이 발생한다. 흥미롭게도 국내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수는 전체 환자수의 약 80%를 차지한다.
정상 안압 녹내장이 발생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안압 자체는 정상이지만 시신경이 약해서 정상 안압임에도 불구하고 신경이 손상되는 경우다. 주로 고도근시 환자가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고혈압, 당뇨 등과 같은 전신적 질환으로 인해 혈류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다. 역시 정상 안압임에도 시신경이 약화해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 녹내장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다?
녹내장은 안타깝게도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다. 치료 또한 어렵다. 조기진단이 어렵고 녹내장 말기에도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으며 예방도 힘들기 때문이다. 누네안과병원 녹내장센터 이원석 원장은 “평소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녹내장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안압이 높은 급성 녹내장은 안구 통증, 시력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정상 안압 녹내장은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만이 상태를 더 악화시키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녹내장 치료는 안압을 낮추기 위한 방법을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안압을 낮춰서 시신경이 더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이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약물 사용 ▲레이저 치료 ▲수술이다. 이 중에서 가장 보편적인 치료 방법은 약물 사용으로, 안압약을 점안하는 것이다. 안압약 점안을 통해 안압이 충분히 떨어져 시신경이 더 이상 손상되지 않게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안압약을 사용할 만큼 사용해도 안압이 조절되지 않고 시신경 손상이 진행된다면 레이저 치료 또는 수술로 안압을 조절해야 한다.
다만, 안타깝게도 녹내장은 수술로써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다. 이원석 원장은 “녹내장 수술은 완치가 아닌 안압 조절을 위한 방법 중 하나다. 녹내장은 완치라는 개념이 없어 조기에 발견해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