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1.08.31 09:45:5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백신 예약후 접종일이 다가오면서 접종 전후 타이레놀 먹어도 될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A씨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큰 고민에 빠졌다. 평소 A씨는 진통제를 복용할 경우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전에 정형외과, 치과 진통제, 하물며 약국에서 산 두통약만 먹어도 먹은지 몇 분 만에 얼굴과 눈이 붓고 두드러기가 나는 일이 수차례였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타이레놀을 먹어야 된다는데, 또 심각한 알레르기가 나타날까봐 걱정이 태산이다. 혹시 다른 소염진통제는 먹어도 괜찮을지, 평생 이렇게 통증을 참고만 살아야 하는지 머리가 아프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며 약물알레르기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통증과 발열은 누구에게나 일상적으로 쉽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며, 이때 해열 소염진통제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아스피린을 포함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이하 NSAIDs(엔세이드)]는 병원 뿐만 아니라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진통제이다. A씨도 NSAIDs를 처방받았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 약물들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NSAIDs(엔세이드)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소염진통제를 회피하는 것만이 답일까.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수지 교수의 도움말로 코로나19 백신 접종후 해열진통제의 올바른 복용법에 대해 알아본다.
◇엔세이드 알레르기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NSAIDs에 의한 약물 알레르기는 약물 노출 후 증상이 발생되는 시간에 따라 노출 후 1~2시간 이내, 길게는 24시간 이내에 발생되는 즉시형 반응과 24시간 이후에 발생하는 지연형 반응으로 나눌 수 있다. A씨의 경우에는 즉시형에 해당되고 대부분의 NSAIDs 알레르기는 즉시형에 해당된다. 즉시형 반응의 경우 코막힘, 콧물, 호흡곤란, 심하면 천식과 같은 기관지 수축이 동반될 수도 있으며 A씨와 같이 피부반응, 즉 얼굴 홍조나 두드러기, 혈관부종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른 약물 알레르기와는 다르게 A씨처럼 다양한 NSAIDs 약품에서 모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이 특이하다. 또한 천식이나 코용종을 동반한 비염, 만성 두드러기가 있다면 이러한 알레르기가 더 흔하게 나타날 수 있어 NSAIDs 사용에 더 주의가 필요하다.
◇엔세이드 알레르기, 왜 다양한 약에서 나타나는가?
이러한 알레르기가 나타나는 기전은 다소 복잡하다. 일단 염증 및 통증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염증이나 통증은 세포막에 있는 아라키돈산이라는 물질이 콕스1 또는 콕스2의 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염증 및 통증을 발생시키게 된다(그림1 참조). NSAIDs는 주로 콕스1 효소를 차단하여 이 분해 물질을 줄여 통증을 완화시킨다(그림2 참조). 이때 NSAIDs 알레르기 환자들은 콕스1 효소가 차단되면 록스 효소가 활성화된다. 록스 효소는 마치 3차선 도로에서 한 곳이 막히면 다른 쪽 길이 밀리듯이 알레르기 반응 쪽으로 치우치게 되고 그 결과 두드러기, 얼굴 부종, 천식 증상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그림3 참조). 많은 수의 NSAIDs는 대부분 콕스1 효소를 차단하므로 A씨와 같이 다양한 종류의 NSAIDs에서 동시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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