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 블로코 대표 인터뷰 블로코, 블록체인 플랫폼 '코인스택' 개발 블록체인은 데이터 분산 처리 기술
[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드론이나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돌아다니려면 암호화통신을 해야하며 인증서가 있어야 한다. 드론이나 자율주행차는 인증서 갱신 주기가 10초마다 한번씩이다. 중앙 서버 컴퓨터 하나가 처리할 수 없는 일이다. 여러 대 컴퓨터가 나눠 처리해야 하며, 이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하다.”
김종환 블로코 공동대표는 최근 이데일리 기자와 만나 블록체인의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데이터를 분산으로 처리하면서도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블록체인 기술의 특징이다. 이 같은 개념은 과거에도 있어왔지만 최근 ‘블록체인’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된 것이다.
김 대표는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라면 블록체인은 ‘인터넷 등기소’다”라며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등기하고 이를 기반으로 비즈니스와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네트워크 인프라다”라고 말했다.
김종환 블로코 공동대표. (사진=블로코)
김 대표는 블로코를 창업하기 전에 비트코인 거래소를 만들고 엑싯(exit)한 경험이 있다. 이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비트코인보다는 블록체인 원천기술의 전망성을 높이 보고 중학교 동창과 함께 2014년 12월 블로코를 설립했다.
클라우드 기술을 일반 사람들이나 기업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드롭박스’와 같은 툴이 필요하듯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도 플랫폼이나 툴이 필요하다. 블로코는 기업들이 블록체인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 ‘코인스택’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 설명을 이어갔다. 블록체인이 최근에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인기를 얻으면서 부터다. 여러 대 컴퓨터에 데이터가 분산돼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은 구글이나 다른 IT기업들도 관심이 많았지만, 비트코인이 블록체인 기술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증해보이면서 부터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블로코는 올해 초 경기도와 함께 따복공동체의 주민제안 공모사업 심사 온라인 투표시스템에 블록체인을 도입했다. 블록체인으로 어떻게 투표를 할까.
김 대표는 “비트코인 대신 투표코인을 한 사람에게 1코인씩 나눠준다. 후보자 계좌를 하나씩 만들어주고, 투표자들이 원하는 후보자 계좌에 1코인씩 송금을 하는 방식이다”라며 “블록체인을 활용한 스마트그리드, 사물인터넷(IoT) 보안 등도 다 같은 컨셉이다. 어떤 데이터를 어떤 형식으로 정의하고 인식하느냐에 따라 서비스 모양이 다른 것”이라고 했다.
이는 블록체인의 특징 중 하나인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로 향후 전자정부에 활용이 가능하다. 블록체인이 좀더 활성화되고 발전하면 중앙관리기관 없이도 투표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이 발달하기에 국내가 좋은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이 암호학, 공개키기반구조(PKI)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다보니 암호학, PKI에 대한 기술 인식이 높은 편이다.
그는 “실제로 블록체인 글로벌 표준을 만드는 기관에 국내 교수들도 의장직을 맡을 정도로 국내 기술이 인정받고 있다”면서 “블록체인 기술은 국내 뿐 아니라 모든 나라가 초창기이기 때문에 같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여럿이 쓸수록 효용성이 높아져 해외에서는 여러 기업들이 모여 컨소시엄을 만들었다. 하지만 각자의 생각이 달라 잘 되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불행 중 다행으로 아시아는 다수의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는 대기업이 많아서 오히려 블록체인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서 “아시아가 블록체인 인프라가 강점이 많아 미국보다는 아시아를 선택했으며, 아시아권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블로코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