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한 KoFC 사장 내정자 업무 파악 착수

by하수정 기자
2009.10.21 10:56:18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유재한 정책금융공사(KoFC) 사장 내정자가 곧장 업무 파악에 들어갔다.

유 내정자는 국책금융기관으로써 공사의 역할 정립에 대해 고민하고, 매각작업이 진행 중인 하이닉스 등 KoFC의 보유 지분 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다.

유재한 내정자는 21일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부터 여의도로 출근해 업무 파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내정자 신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향후 경영 계획을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어제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정책금융공사의 업무 중복성, `온-랜딩` 지원 방식에 대한 우려 등 공사의 역할 정립에 대해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에 따른 논란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끼면서 "기업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앞으로 구체적인 사항들을 들여다 볼 예정"이라고 답했다.

KoFC는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공기업 주식을 비롯해 하이닉스(000660)와 현대건설(000720), 한국항공우주(KAI), 대우인터내셔널(047050), SK네트웍스(001740) 지분 등을 넘겨받아 자산 28조원에 자기자본 3조원, 부채 25조원 수준으로 설립된다.



30년동안 경제관료의 길을 걸어온 유 내정자는 금융업과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 깊이 개입해왔다.

97년 외환위기 당시 산업자금담당관, 금융정책과장을 지내며 구조조정 실무를 맡았고 부실채권정리기금과 예금보험기금 입안에 직접 참여했다. 2002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시절에는 하나은행으로 서울은행 매각, 한화에 대한생명 매각, 신한은행에 조흥은행 매각 등 금융권 지도를 바꾼 대형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한나라당 공천을 받고 출마했다 낙선한 유 내정자에 대해 `보은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명실공히 금융 전문가로서 낙하산인사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 내정자가 KoFC 사장자리에 일찌감치 거론되면서 후보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됐다는 얘기가 들리기도 했는데, 공직자 시절 선후배에게 인정을 쌓으며 큰 적(敵)을 만들어 놓지 않은 것이 최종 내정을 확정짓게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구 경북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엘리트 TK파`로 분류되며 관가와 정계에 두루 인맥을 쌓아놓고 있어, 새로 출범하는 KoFC가 이번 정권에서 제대로 자리매김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기대다. 행정고시 20회 출신이며 아파트와 예금 등 60억원(지난해 기준)이 넘는 자산을 보유한 재력가로도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