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잡히고 소비 양호…연준, 금리인하 폭은?

by장영은 기자
2024.08.16 10:11:26

국금센터 "소매판매 작년 1월 이후 최대폭 증가"
"고용시장 냉각되고 있지만 질서 있게 진행"
9월 美 금리인하 확실시…"경제학자들 25bp 인하 지지"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 경제를 이끄는 소비 지표가 예상보다 나오면서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 AFP)


국제금융센터(국금센터)는 16일 일간 정기보고서를 통해 “미국 7월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상회하며 (미국 경기) 연착륙 기대가 증가했다. 주간 고용지표도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7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1.0% 늘어난 7097억달러를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인 0.3%를 크게 웃도는 상승률이다. 전월 증가율이 기존 보합(0.0%)에서 -0.2%로 수정되긴 했지만, 이를 고려해도 증가폭이 가팔랐다는 평가다.

지난달 미 소매판매 증가율에 대해 국금센터는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증가율이며,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소비가 양호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변동성이 큰 자동차, 휘발유, 건축자재, 음식 서비스 등을 제외한 콘트롤 그룹의 소비가 0.4% 증가하며 예상치인 0.3%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소비자 지출이 고물가 장기화, 노동시장 냉각, 불확실한 경제전망 등의 여건에서도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제시했다”며 “최근 팬데믹 기간 축적됐던 예금이 고갈되고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이 아직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경기 판단의 최대 관심사인 노동시장 지표도 비교적 양호하게 나왔다. 8월 2주차(8월 4∼10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2만7000건으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5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금센터는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지만 질서 있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선, 9월 연방공개시장의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그 폭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최근 제기된 경기 침체 우려나 물가 상승률 둔화 등을 보면 한 번에 50bp(1bp=0.01%포인트)를 내리는 ‘빅컷’을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반면, 소비와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양호하다는 점에선 가파른 금리 인하가 불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서다.

국금센터는 “일각에서는 9월 50bp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면서도 “경제학자들은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임대료도 상승하고 있어 노동시장이 급격하게 악화되지 않는 한 25bp 인하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올해 남은 3차례(9월, 11월, 12월) FOMC에서 총 100bp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