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윤지 기자
2023.04.03 09:28:12
친강 이어 왕이, 日에 美관련 강경 발언
리창까지 나서 日외무상 환대 ''이례적''
"대화 재개 물꼬…관계 개선을 지켜봐야"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 외교 최고위직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에게 “미국의 잘못된 중국 정책을 따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친강 외교부장(장관)에 이어 일본 고위급 외교라인 모두 강경한 어조로 반도체 수출 통제 등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압박 정책에 일본이 동참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이다.
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전일 하야시 외무상은 친 부장과 오찬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리창 총리와의 면담, 왕 위원과의 만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왕 위원은 하야시 외무상에게 “현재의 중일 관계는 일반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소음과 간섭이 때때로 나타났다”면서 “근본적인 이유는 일본의 일부 세력이 의도적으로 미국의 잘못된 중국 정책을 따르고 미국과 협력해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를 비방하고 도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친 부장 역시 하야시 외무상에게 ‘나쁜 사람의 앞잡이’를 비유하는 ‘위호작창’을 인용해 “미국의 술책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호랑이에 잡아먹혀 귀신이 된 뒤 다른 사람들도 홀려 호랑이 밥이 되게 만든다는 성어로, 미국과 일본을 각각 호랑이와 귀신으로 비유했다.
두 사람의 공격적인 발언은 지난달 31일 일본 정부가 첨단반도체 관련 물품 수출에 경제산업상의 허가가 필요한 품목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법률의 하위 규정을 개정한다고 공식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수출 통제 대상 품목은 섬세한 회로 패턴을 기판에 기록하는 노광장치, 세정·검사에 사용하는 장치 등 23개다. 일본 정부는 중국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미국의 반도체 대중 수출 통제에 보조를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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