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폰 뺏기지 말라던 李…유동규, 전화기 던져"
by이세현 기자
2021.10.01 10:01:14
[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키맨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의 압수수색 당시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진 것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과거에 사고 치면 전화기 뺏기지 마라라는 공개 강연을 한 적 있다”라며 비판했다.
김 의원은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 지사가 지난 2016년 11월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 하야 촉구 강연에서 했던 발언을 언급한 뒤 “이재명 지사를 충성심으로 모셨던 분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학습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해당 강연에서 “제가 하나 재미있는 걸 알려드릴게요. 여러분은 절대 사고를 치면 전화기를 뺏기면 안 됩니다”라며 “이거 하나 분석하면 여러분이 이 전화기 산 이후로 어디서 무슨 짓을 몇 시에 뭘 했는지 다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이거를 절대 뺏기면 안 돼요”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를 두고 “유 전 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을 당했는데 그분이 창문으로 뭘 던졌다는 거 아닌가. 그게 휴대폰이었다”라며 “조용필 님의 ‘창밖의 여자’는 들어봤지만 창밖의 휴대폰은 처음 들어봤다”고 했다.
이어 “이게 순식간에 그분이 당황하셨으니까 그랬던 것 같다. 증거 인멸의 혐의가 이제 다시 추가될 수 있다”라며 “정치권이 서로 탓하며 정쟁을 하기 이전에, 그리고 증거인멸 하기 이전에 검찰 수사에 당당히 응해 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29일 경기도 용인시 자택에 관련 수사를 위해 검찰 수사관들이 방문하자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던 사이 창문을 열고 밖으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집어 던졌다. 이를 뒤늦게 알아차린 검찰 수사관들은 건물 밖으로 나와 인근 도로를 수색했지만 이미 누군가 휴대전화를 가져가 결국 찾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인터뷰. (사진=KBS 뉴스 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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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본부장은 집 앞에 대기하던 취재진에게 “압수수색 때 (휴대전화를) 왜 던지나”라며 “술 먹고 나와서 죽으려고 집어던진 것 같다”고 증거인멸 시도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개미지옥 같다. 어차피 전부 다 프레임 씌우기로 작정을 한 것 같다”라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 유 전 본부장에게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그가 새벽 급성 복통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 치료와 검사를 받느라 출석 시간은 한 시간 늦춰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