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방문에도 이란 "韓정부 조치에 이전부터 불만"
by정다슬 기자
2021.01.13 08:43:58
"한국 내자금 동결 문제 매우 느리게 진행"
이란 언론 "韓대표단 효과적인 해결책 제시 안해"
韓대표단 카타르로 출국…귀국 후 협상 이어나갈 듯
|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출처=이란 외교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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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최종건 외교부 1차관 등을 비롯한 한국 대표단의 방문에도 이란은 한국 정부의 원유 대금 동결 문제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10일 이란 테헤란에 도착한 최 차관은 12일(현지시간) 밤 이란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카타르로 이동한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이란은 전부터 한국에 동결된 우리 자산을 대하는 한국 정부의 접근에 불만을 표시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내 이란 자산 동결 문제는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란 정부는 지금까지 일어난 일에 대해 만족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메흐르통신은 이와 관련 “테헤란을 방문한 최 차관이 효과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4일 걸프 해역에서 해양오염을 이유로 한국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를 나포했다. 그러나 한국케미의 선주사인 디엠쉽핑은 해양오염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이란 역시 아직 환경오염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한국정부에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한국인 5명 등 선원 20명은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항에 억류 중인 한국케미 선내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이란의 선박 억류 배경에는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자금 70억달러(약 7조 6000억원)이 꼽힌다. 이란은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를 통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려 이 계좌를 통한 거래가 중단됐으며, 이란 정부는 이 동결 자금을 해제하라고 요구해왔다.
다만 동시에 이란은 선박 억류 사건에 대해서는 해양오염 행위에 따른 것으로 사법적인 절차를 거쳐야 할 사항이라는 입장을 동시에 견지하고 있다.
최 차관은 방문 마지막 날인 이날 마흐무드 헤크마트니아 법무부 차관, 혁명수비대 고위직 출신으로 이란 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모즈타바 졸누리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 세이에드 모하메드 마란디 테헤란대 교수 등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까지 이어지는 카타르 출장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 외교부 본부와 주이란한국대사관 등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한 해결 노력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