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타이어 가격 줄줄이 오른다..금호, 5일부터 인상

by김보리 기자
2010.02.02 10:12:34

한국·넥센타이어 등도 1분기중 인상 검토
타이어 업체 "천연고무값 상승으로 불가피한 선택"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금호타이어가 오는 5일부터 일제히 국내 판매가격을 올린다. 한국타이어(000240)와 넥센타이어(002350)도 올 1분기께 내수용 타이어 가격 인상을 검토 중으로 그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가 내수용 타이어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2008년 7월 이후 2년 만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073240)는 오는 5일부터 내수용 교체타이어(RE) 가격을 5~12%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RE는 신차용 타이어(OE) 이후에 소비자들이 판매점에 가서 교체하는 타이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타이어의 원료인 천연고무 가격이 톤 당 3000달러를 넘어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며 "정식 공고가 아직 붙진 않았지만 영업점에는 제품별로 5~12% 인상이 통보된 상태"라고 말했다.

타이어업체들은 원료인 천연고무 시세 인상으로 타이어 가격 상향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타이어 제조원가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천연고무 가격이 지난해 1월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수입업협회에 따르면 천연고무 시세는 올 1월 톤 당 평균 2977달러로 전년 동기 1562달러와 비교해 거의 갑절 수준으로 올랐다. 원자재 급등으로 타이어 업체들이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선 지난 2008년 평균 천연고무 가격은 톤 당 2608달러.



이상현 하나 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올해는 지난 2008년 보다 천연고무 가격이 300달러 이상 오른 가격에서 출발해 업체들로서도 현재 가격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는 고무 가격 하락으로 업체들의 마진율이 높았지만 파업 등으로 금호타이어는 마진스프레드를 누리지 못했다"면서 "유동성 악화 등을 고려할 때 다른 업체보다 원자재 상승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타이어 가격 인상 소식이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대리점에선 품귀 현상이 일고 있다. 타이어뱅크 관계자는 "북미 수출용 타이어가 지난해 말 인상됨에 따라 내수용 타이어도 인상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져 16인치 일부 타이어는 이미 품절된 상태"라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탈 경우 국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신차용 타이어(OE)가격 인상도 뒤따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이어업체들은 2008년 3월 현대·기아차, GM대우 등에 공급하는 신차용 타이어(OE) 가격을 5.5% 올린 데 이어 같은 해 7월 또 다시 인상을 추진하다 마찰을 겪은 바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천연고무 가격이 계속 고공행진을 이어가면 OE가격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완성차 업체들도 환율이 떨어져 영업환경이 악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조정폭과 시기 등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타이어 3사는 이미 지난해 12월과 올 1월 수출용 타이어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수출용 가격을 3~5% 올렸고 금호타이어는 올 1월부터 북미지역 수출용 타이어 가격을 7%인상했다. 넥센타이어 또한 1월께 수출용 타이어 제품 가격을 5~8%씩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