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안 쓰고 안 먹고 방어한 수익성'

by박호식 기자
2008.10.31 11:31:25

영업익 둔화됐지만 감소폭선 '선방'
인건비·마케팅비용 줄여 이익 방어
주력사업 부진·경영혼란 고심

[이데일리 박호식기자] KT(030200)가 3분기에 수익성이 둔화됐지만, 하락폭에서는 선방한 수치를 내놨다. 그럼에도 KT 표정은 어둡다. 돈을 제대로 벌어 방어한 게 아니고, 안쓰고 안 먹고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극심한 비용절감으로 영업이익 하락폭은 방어했지만, 주력사업은 갈수록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CEO가 검찰수사를 받는 등 경영혼란을 겪고 있어 KT 내부의 위기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KT는 3분기에 영업이익 329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2분기보다는 10.4% 줄었다.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감소폭은 우려했던 것보다 선방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선방했다'고 위안을 삼기엔 찜찜한 구석이 많다. 주력사업의 부진은 계속되는데, '안 쓰고 안 먹고' 만든 실적이기 때문이다.

KT는 3분기에 인건비와 마케팅비용을 2분기 대비 1100억원 가량 줄였다. 인건비에서 267억원을 줄였다. 또 가입자를 모집하라고 주는 판매수수료와 경품 등의 판매촉진비, 광고선전비 등 마케팅비용을 830억원 가량 줄였다. 직원과 가입자 확보에 들어가는 돈을 줄여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높인 셈이다.

이와 관련 KT는 현재 '비용절감도 또 하나의 신성장전략'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극심한 '절감경영'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KT가 '절감경영'에 돌입한 것은 주력사업 매출은 개선될 기미가 없는데, 투자 요인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KT는 삼성전자 등 많은 기업들이 경기둔화 우려에 대비해 투자를 일부 축소하고 있는데에도 올해 계획했던 2조6000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IPTV와 와이브로 등 KT나 방통위가 신성장동력으로 중시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반면 주력사업의 매출은 KT의 고민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화사업이 부진하다. 3분기 전화수익(매출)은 2분기에 비해 460억원(4.5%)가 줄었다. 유선에서 무선으로 전화하면서 발생하는 LM수익도 179억원(5%) 감소했다. 이동통신을 팔아서 벌어들이는 무선재판매는 642억원(15%)가 줄었다.

2분기가 계절적으로 3분기에 비해 성수기인 점을 감안해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한다해도, 전화수익은 563억원(5.5%), LM수익은 472억원(12.2%)이 줄었다. 유선전화 사용이 줄어드는데다, 휴대폰 망내할인요금 출시 등 이동통신과의 상대적 경쟁력도 약해지고 있어 타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매출감소를 방어해주던 부동산과 SI도 지난해 3분기에 비해 부진했다.

KT가 3분기 매출이 2분기 대비 3.8% 감소하고, 전년동기대비 1.5% 줄어들어 충격이 적었던데는 그나마 인터넷이 받쳐줬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응용 수익이 메가TV 매출 증가로 선전했다.

결론적으로 KT는 여러가지 사업중 인터넷사업 정도만 방어를 해주고 있는 셈이다. 이마저도 신사업인 메가TV(IPTV) 매출이 늘어난데 따른 것인데, 치열한 방송시장을 뚫고 안착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3분기 실적은 허리띠를 졸라매며 돈을 적게 쓴것 이외에는 딱히 내세울 것이 없는 KT의 고민을 다시 확인시켜 줬다는 평가다. KT 관계자는 "매출은 줄고 투자는 늘고 있어 비용절감을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느때보다 전략이 필요한 상황에서 CEO의 검찰조사 등으로 합병일정 차질 등 컨트롤 타워조차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