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3G)오즈, 인터넷을 휴대폰에 담다

by이학선 기자
2008.08.13 11:23:33

휴대폰으로 웹서핑·이메일까지..고정관념에 균열
개발기간 1년반..단일 프로젝트 최초 전사역량 투입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LG텔레콤(032640)의 광고 하나에 SK텔레콤(017670)이 발끈했다.
 
'힘이 되는 3G인터넷 요금제, 힘이 드는 3G인터넷 요금제'라는 신문광고()가 발단이됐다. SK텔레콤은 서로 다른 요금제를 동일하게 비교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오즈(OZ)' 광고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시정조치를 요청했다.

확전을 꺼린 양사가 더이상의 논쟁을 자제하면서 갈등이 잦아들었지만, 이 광고만큼 '오즈'의 강점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은 많지 않다.
 
'오즈'는 LG텔레콤의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 이름이다. 월 6000원으로 휴대폰에서 유선인터넷의 방대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경쟁사들의 요금이 1~2만원대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요금이다.
 


LG텔레콤이 요금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은 모바일 인터넷의 대중화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충분한 수익을 내기 위해 우선 파이를 키우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이승일 LG텔레콤 비즈니스개발부문 마케팅전략담당 상무는 "과거 휴대폰이 음성 위주의 도구였다면, 앞으로는 데이터 중심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저렴한 가격에 질좋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데이터서비스의 대중화를 앞당기는게 '오즈'의 철학"이라고 말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오즈' 가입자는 서비스 개시 4개월만에 3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오즈'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이런 것까지 되나'라며 놀랄 정도다. 그동안 무선인터넷은 이용자들 사이에 비싸고 볼 것 없고 불편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오즈'는 이 같은 고정관념에 균열을 낸 첫 작품이다.
 



그동안 모바일 인터넷은 휴대폰 화면 크기에 맞춰 별도로 가곧된 인터넷사이트만 볼 수 있었다. 이를 왑(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 방식이라고 한다. 검색 하나 하려해도 일일이 휴대폰 버튼을 눌러 방향키를 조절해야 하고, 막상 버튼을 누르면 인터넷에서 보던 것과 동떨어진 화면이 노출돼 이용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기 일쑤였다.



LG텔레콤은 '오즈'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개인용컴퓨터(PC)를 휴대폰으로 옮겨왔다고 생각하면 쉽다. PC 화면 그대로 웹서핑을 즐길 수 있다. ☞관련기사: 바짝 긴장한 SKT·KTF..'오즈'가 뭐길래?

다음, 네이버, 야후 등의 이메일도 사용할 수 있다. 기존에도 이메일 서비스는 있었으나, '오즈'는 엑셀이나 워드, 파워포인트 등의 첨부파일까지 열어볼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PC에 있는 음악이나 사진을 휴대폰에 옮기거나, 휴대폰에 있는 주소록을 PC에 저장할 수 있는 서비스도 '오즈'의 매력 가운데 하나다.
 
 


LG텔레콤은 '오즈'를 내놓기 위해 1년 반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지난 2006년 7월 LG텔레콤 대표이사에 취임한 정일재 사장은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영역을 '개방'과 '모바일 인터넷'으로 잡고 그해 11월 3G사업 태스크포스를 꾸려 이듬해 3월 이를 확대개편한 '차세대 서비스 기획단'을 설립했다.

단일 프로젝트로는 처음이라고 할 만큼 전사적 역량이 투입된 결과물이 '오즈'라고 한다. 고객을 대상으로 심층면접과 집단토론이 이뤄지고, '오즈'에 맞는 휴대폰과 이메일 서비스 개발을 위해 1년여간 사활을 걸다시피한 노력이 있었다.

다행히 '오즈'는 이용자들로부터 기대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터넷 접속시간이 PC보다 오래 걸린다는 불만은 있지만, 휴대폰에서 이 정도 서비스가 가능하다니 놀랍다, 만족한다는 반응이 더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