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종양에 자석 갖다 대 항암제 유도하는 기술 개발

by안치영 기자
2024.12.23 09:53:44

가톨릭대 구희범 교수, 항암제에 아연 페라이트 탑재…자기장 가해 약물 유도
"동물 실험서 치료 효과 커… 다양한 약물 전달 분야에서 응용 가능"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자성을 가진 항암제를 몸에 투입, 암종양 부위에 자석을 갖다 대는 방식으로 항암제를 유도하는 약물 전달 기술이 개발됐다. 동물 모델 실험에서 기존 항암제 대비 종양을 공격하는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확인돼 새로운 항암 치료법 개발이 기대된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합성생물학사업단장 구희범 교수(교신저자, 의생명과학교실), 이동현 박사(제1저자) 연구팀은 강한 자성을 띠는 Zinc ferrite(아연 페라이트)와 항암제를 탑재한 생분해성 PLGA 나노입자를 개발, 종양 표적 약물 전달 기술을 구현했다고 23일 밝혔다.

(좌측부터)가톨릭대 의생명과학교실 구희범 교수와 이동현 박사(사진=가톨릭중앙의료원)
구희범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는 항암제와 자기장에 감응하는 물질인 아연 페라이트 나노입자를 더 큰 PLGA 나노입자 안에 동시에 탑재한 형태다. 연구팀은 이 항암제를 생체 주입한 이후 외부 자기장을 이용해 종양 부위에 나노입자를 표적 전달시켰다.

정맥 주사를 통해 투여된 나노입자는 혈류를 따라 순환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종양 부위에 특이적으로 자기장을 가해주게 되면 강한 자성을 띄는 나노입자가 자기장에 감응하여 자기장을 가해준 종양 방향으로 끌려가게 되는 원리다.



아연 페라이트 나노입자는 기존의 Iron oxide 나노입자에 아연(Zn)을 첨가하여 자성을 강화한 소재다. 이를 통해 외부 자기장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었으며, 혈류를 따라 순환하는 동안 외부 자기장에 의해 특정 종양 부위로 정확히 이동할 수 있다. 나노입자가 종양 부위에 도달하면 내부의 항암제를 효율적으로 방출하여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다.

동물 모델 실험에서 Zinc ferrite 나노입자는 기존 대비 종양 표적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쥐 종양 모델에서 항암제의 부작용을 감소시키면서 치료 효능을 높이는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팀은 임상 응용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한다.

연구를 이끈 구희범 교수는 구희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성 나노입자와 자기장을 활용하여 종양 표적 전달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한 성과”라며 “다양한 약물 전달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중견연구, Post-Doc. 성장형 공동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현재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온라인 게재됐으며, 지면으로는 2025년 1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약물 전달 모식도(자료=가톨릭중앙의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