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피해자와 함께 하겠다"던 박완주, 자신의 성비위에는...

by박지혜 기자
2022.05.13 09:49:1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부끄럽기 짝이 없다. 죄송하다. 정말 죄송하다.

3선 중진인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당의 또 다른 3선 중진 박완주 의원이 성 비위 의혹으로 제명된 데 대해 13일 이같이 말했다.

설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박 의원 의혹 관련 질문에 “할 말이 없다는 말이 딱 맞는 말일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박 의원 건은 어제 처음 들어서 깜짝 놀랐다. 내용은 파악하고 싶지도 않고 본인(박 의원)이 아무 말이 없기 때문에 인정하는 걸로 이해하고 있다”며 “목포 김원희 의원 건은 저도 대충 들은 바가 있지만 처신이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일이 있으면 단호하게 정리하고 사과했어야 하는데 2차 가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문제가 된다면 우습기 짝이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전날 박 의원의 성비위 의혹에 이어 김원이 의원 보좌관의 성폭행과 2차 가해 및 김원이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 등이 알려졌다.

지난 2014년 9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부품산업 육성 세미나에서 당시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의원 등 참석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설 의원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르기까지 반복된 부하 직원 성폭행 또는 성추행으로 손가락질을 받은 민주당에서 또다시 비슷한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 “자기 자신의 정화, 엄중한 회초리가 적었던 결과라고밖에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스스로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국민 앞에 정치하는 입장에서 어떤 자세를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부족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완주 의원은 지난 2017년 대선에서 안 전 지사를 지지하며 안희정계로 분류됐다.

그는 2018년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당의 최고위원이자 충남도당위원장으로서 “그 어떠한 말로도 형언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라며 “충청 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최고위원으로서 지난 이틀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고 심경을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충남도당은 피해자와 함께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랬던 박 의원에 성비의 의혹이 제기됐고, 피해자가 지난달 당에 신고를 하자 일을 그만두도록 여러 차례 시도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심지어 피해자 이름의 사직서를 다른 사람이 대신 서명해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자신의 성 비위 의혹과 관련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민주당은 6ㆍ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전날 선거에 미칠 악영향에도 박 의원 제명을 결정하고 발표하면서 사안의 중대성과 다급함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