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르망] LMP3 - 합리적인 프로토타입 내구 레이스를 위하여

by박낙호 기자
2017.01.24 09:01:02

[이데일리 오토in 박낙호 기자] 지난 2014년, 아시안 르망 시리즈 사무국은 2015 아시안 르망 시리즈부터 ACO(Automobile Club de l’ouest)의 LMP3 클래스 도입을 선언했다. 그리고 2017년 1월, 말레이시아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16-17 아시안 르망 시리즈 최종전에는 총 9대의 LMP3 레이스카가 참가해 치열한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다.



프랑스에 위치하며 르망 24시 레이스를 총괄하며 LMP1와 LMP2 경주 차량의 규격 및 규정을 관리하는 ACO가 프로토타입 레이스카를 기반으로 하는 내구 레이스의 저변 확대 및 젊은 선수들의 빠른 적응 및 성장을 위해 신설한 LMP3는 비용 절감 및 통일된 국제 규격을 기반으로 한다.

LMP3의 콘셉은 내구 레이스 무대에서 함께 달리는 GT 레이스카의 카테고리(LMGT) 구성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실제 LMGT는 FIA GT3 규정을 기반으로 개발된 GTE Pro와 GTE Am 그리고 GT Cup 레이스카를 기반으로 한 GTC으로 구분하여 운영하고 있다. 즉, LMP3는 LMP 클래스의 GTC의 임무를 부여 받는다.



LMP3 차량은 기존 LMP1, LMP2 레이스카와 같이 ACO의 규정 아래 다양한 섀시 개발 업체가 개발을 진행한다. 이는 다양한 업체들이 섀시를 개발하는 F3과 비슷한 구조다. ACO가 현재까지 승인한 섀시 개발 업체는 지네타(Ginetta), 리지에(Ligier), 아데스(Adess), 돔(Dome), 노르마(Norma) 그리고 라일리(Riley) 등 총 여섯 업체다.

레이스카의 기본적인 레이아웃은 이미 완성도가 높은 클로즈드 콕핏을 적용한 LMP2 레이스카와 많은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LMP3 레이스카는 리어 윙 스포일러를 포함해 4,650mm의 전장과 1,900mm의 전폭 그리고 985mm의 전고를 갖췄으며 최소 무게는 930kg(유럽은 900kg)의 체격을 갖췄다.

가벼운 무게와 함께 뛰어난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한 파이프 프레임 구조를 적용해 MP1 수준의 안전과 견고함을 갖췄으며 파워트레인은 오레카(Oreca, 아시안 르망 시리즈 기준)가 관리하여 공급한다. 최고 출력 420마력을 내는 5.0L V8 자연흡기 엔진을 채택하며 변속기는 전진 6단, 후진 1단의 이러를 장착한 X-Trac 변속기를 사용한다.

한편 비용적인 부분에서도 기존의 LMP1, LMP2 대비 획기적인 절감이 돋보인다. LMP2 클래스의 경우 오픈 콕핏 방식의 레이스카가 38만 8,500유로, 클로즈드 콕핏 레이스카가 46만 3,500유로로 책정되었으나 LMP3의 경우에는 20만 6,000유로로 책정되어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책정되며 운영 비용 역시 절반 이하의 수준으로 낮다.





LMP3 클래스의 출범 자체가 프로토타입 내구 레이스의 발전과 활성화를 강조한 만큼 실제 LMP3는 아시안 르망 시리즈, 유러피안 르망 시리즈 혹은 IMSA 아메리칸 르망 등 국가 및 지역 단위의 내구 레이스에만 출전할 수 있다. 실제 LMP3는 지역과 국가를 초월한 ‘글로벌 내구 레이스 대회’인 르망 24시 레이스에 출전할 수 없다.

특히 LMP3 클래스는 드라이버들의 성장을 위해 세명 혹은 네 명의 출전 선수 중 한 명의 선수는 FIA 글로벌 드라이버 등급 기준에 의거하여 브론즈 등급에 속해야 하며 F1 및 LMP1 등에 출전하는 플래티넘 등급의 드라이버 역시 참가할 수 없도록 했다.

특히 플래티넘 다음으로 높은 등급인 골드 등급의 드라이버의 경우에도 주행 시간을 제한하도록 하였으며 실버 및 브론즈 드라이버의 주행 시간을 탄력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하여, 드라이버 등급이 낮은 선수들이 더 많은 주행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엔트리 번호의 배경은 보라색으로 하여 다른 클래스와의 구분될 수 있도록 했다.



2015년 첫 도입이 된 LMP3 클래스는 아직 글로벌 레이스 무대에서 폭발적인 확산과 발전이 이루어 진 상태는 아니지만 분명한 건 각 국가와 각 지역의 내구 레이스에서 긍정적인 반응 및 점진적인 확산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윈터 리그 형태로 개최되고 있는 아시안 르망 시리즈와 유럽 내 프로토타입 레이스카 내구 레이스 시리즈인 ‘유러피언 르망 시리즈’에서는 이미 LMP3 클래스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특히 아시안 르망 시리즈는 LMP2보다 LMP3 클래스가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미국에서도 LMP3 클래스의 도입이 진행되며 올 시즌부터 본격적인 레이스를 앞두고 있으며 최근 중국에서는 아시아 모터스포츠 무대를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KCMG와 유라시아 모터스포츠(Eurasia Motorsport) 그리고 크래프트 뱀부 레이싱(Craft Bamboo Racing) 등이 참가 의사를 밝힌 2017 FRD LMP3 시리즈(차이니즈 LMP3 챔피언십)이 출범을 알렸다.

아시아 모터스포츠의 관계자는 “LMP3는 최근 투어링카 레이스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TCR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프로토타입 내구 레이스의 합리적인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라며 “통일된 규격을 기반으로 한 만큼 프로토타입 레이스의 F3 및 TCR과 같은 넓은 범용성을 기반으로 꾸준한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진: 김학수 기자, 강현승 객원기자, ELMS, FRD 모터스포트, 아시안 르망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