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 쓰는 타자, '부상병동' 안되려면?

by이순용 기자
2014.07.10 09:52:47

하체 근력 키우고 작은 부상이라도 곧바로 처치해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최근 한국 프로야구가 ‘타자 전성시대’라 할 만큼 올 시즌 ‘타고투저’ 현상이 뚜렷하다. 경기가 지루한 투수싸움으로 이어지지 않고 화끈한 공격으로 승부가 갈리는 만큼 야구팬들은 흥미진진하지만 타자들은 부상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

타자 부상이라면 어깨와 손목을 떠올리는데, 실제로는 손목, 무릎, 고관절, 발목 등 부위를 가리지 않는다. 타고투저 시대를 이끄는 강타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깨를 비롯한 상체가 강해야 하지만 동시에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하체 근력이 바탕이 되어야 부상을 피할 수 있다. 평소 상하체 근력 운동을 균형 있게 하고 경기 전에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한다. 특히 주루 플레이 중 무릎이 비틀리거나 투수가 던진 공에 맞는 등 응급상황에서는 즉시 경기를 중단하고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심각한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어깨 연골 찢어지는 슬랩병변, 습관성 어깨 탈구로 이어질 수도

프로야구가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타자들의 부상이 속출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거 추신수 선수도 5월 이후 성적이 하향세를 띠었는데 이 역시 주루플레이 중 발목이 삐끗하면서 염좌를 당한 후유증이라는 분석이다. 타자는 타석에서 치는 동작뿐만 아니라 주루플레이에서도 부상 위험이 크다. 특히 기본기를 완벽하게 익히지 못한 사회인 야구단에서는 이런 부상이 더 자주 발행한다. 치는 동작과 관련된 타자의 부상은 어깨힘줄이나 연골이 찢어지는 것과 손목, 팔꿈치 부상이 많다. 주루플레이 중에는 고관절, 무릎 부상 등이 흔하다.

타자는 어깨 스윙 연습을 지나치게 많이 하거나 자세가 잘못돼있거나 헛스윙을 할 때 어깨를 다칠 위험이 높다. 어깨를 위쪽으로 움직일 때마다 회전근개라는 힘줄이 어깨뼈 끝부분의 견봉과 충돌,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어깨충돌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어깨충돌증후군이 심해지면 아예 회전근개가 찢어지는 회전근개파열로 진행되기도 한다. 상부관절와순파열(슬랩병변)도 흔하다. 어깨 연골인 관절와순은 윗부분이 팔 근육인 상완이두근과 연결돼있는데, 과도한 회전이나 외상 등으로 인해 이 연결 부위가 찢어지는 것이 바로 슬랩병변이다.

송병욱 날개병원 원장(LG 트윈스 필드닥터)는 “슬랩병변은 진단이 까다로워 치료가 늦어질 우려가 있다”며 “슬랩병변은 수술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연골이 팔뼈를 제대로 잡아주지 못해 습관성 탈구로 이어질 위험도 있으므로 야구 후 팔을 올리는 동작을 하기 힘들다면 정밀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윙 동작은 팔꿈치와 손목 부상과도 연관이 있다. 손목은 공이 빗맞거나 헛스윙일수록 무리가 더 간다. 야구 선수에게는 ‘야구엘보’라는 병명이 있을 정도로 팔꿈치 부상이 잦다. 야구엘보의 정확한 진단명은 ‘상완골내상과염’으로 스윙을 반복해 팔꿈치 안쪽에 충격이 가면서 생긴다.



◇온 몸 움직여 손목·허리·무릎·고관절 등 전신 부상 위험

타자는 공을 한 방향으로 치는 편측 운동을 하기 때문에 척추가 한쪽으로 휘거나 근육의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 허리 회전 동작 중 삐끗하게 되면 요추 염좌 또는 허리디스크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또 공을 친 후 달리면서 엉덩이뼈와 다리뼈를 잇는 고관절을 다칠 수 있고 발목에 공을 맞아서 인대가 손상되기도 한다. 슬라이딩을 하다가 베이스에 손가락이 부딪혀 접질리기도 하고, 무릎이 비틀려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할 위험도 있다.

◇부상 응급처치 후 통증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정밀검사 필요

이처럼 온몸으로 야구를 하는 타자는 전신에 부상을 당할 위험이 많은 만큼 다치지 않도록 더 조심해야 한다. 부상 없이 강타자가 되려면 상체 힘도 중요하지만 공을 칠 때 지지대가 되는 하체 근력을 키우는 것도 빠트리면 안 된다. 등을 대고 누운 상태에서 다리로 무게를 들어 올리는 운동인 레그 프레스와 같은 하체 근력 운동을 평소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한쪽 방향으로 움직이는 타자는 반대쪽 어깨나 손목, 허리도 끊임없이 보강훈련을 해야 부상을 입지 않는다. 연습이나 경기 전에는 어깨, 손목, 허리, 무릎 등을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관절을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공을 칠 때는 어깨에 힘을 빼고 허리를 자연스럽게 회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송병욱 원장은 “야구 경기 중 부상을 당하면 즉시 아이싱 등의 응급처치를 하고 통증이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