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인상은 생존 문제"…철강업계, 에너지 절감 총력전

by박정일 기자
2012.08.23 11:58:42

포스코·현대제철 등 에너지 절감 신기술 적극 도입
"전기료 인상 피할 수 없다…예측이라도 됐으면" 하소연도

[이데일리 박정일 기자] 철강업계가 지난 6일부터 오른 전기료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전력소비량 중 10%를 차지하는 철강업계에서 전기료 인상은 수익성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전체 매출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7~10% 정도, 전기로만 가진 중소형 철강사들은 12%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10%를 넘기 어려운 업계의 특성상 전기료 인상으로 인해 중소 철강업체의 줄도산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철강업계가 신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동국제강이 지난 2010년 인천제강소에 완공한 에코아크 전기로 모습. (출처 동국제강)
2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005490)는 지난 2일부터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정정라인에 자체 개발한 ‘냉각팬 무선제어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에너지 절감에 나섰다.

이 시스템은 코일 냉각을 위해 가동되는 수백 대의 냉각팬을 입고된 코일 양에 따라 중앙에서 실시간으로 무선 제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가동이 불필요한 냉각팬을 즉시 정지시켜 연간 1억원의 전력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술을 유사 공정인 포항 1열연과 광양 열연공장 및 해외 생산기지에도 확대 적용해 지속적인 전력절감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또 스마트 그리드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연간 60억원의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얻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ICT와 리스트는 지난해 5월부터 광양제철소 산소공장에서 스마트 그리드 개념을 도입한 스마트인더스트리 1단계 사업을 구축해 약 31억원의 원가를 절감했다.



현대제철(004020)도 최적 원료투입 패턴 도출 등 저원가 조업기술 개발을 통해 전기로 공정에 투입되는 전력소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열 손실 방지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등 에너지 설비투자를 추진해 에너지비용 상승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생산 현장에 대기전력 차단 멀티텝 적용해 빠져나가는 전기를 잡아내고 모터 등 설비에 효율성을 높이는 장치(인버터)를 장착해 전기소비를 최소화하고 있다”며 “인천공장은 모든 전등을 고효율 기기로 교체하는 사업도 연내 마무리해 전기 소비가 많지만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도 절전형 전기로 에코아크 전기로를 앞세워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지난 2010년 인천제강소에 완공된 120만톤 규모의 에코아크 전기로의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해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전기료 인상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에너지 절감 노력이 당장 효과를 내긴 어려운 반면 인상된 전기료는 매월 원가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을 위한 노력은 계속하겠지만, 최소한 전기료가 언제 얼마큼 오를지 정도라도 예측할 수 있으면 준비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합리적인 전기요금 체제 구축 등 산업계에 대한 정부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