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소현 기자
2012.08.16 10:53:39
日 관방장관 발언에 양국간 통화스왑 중단 우려까지
정부 "원론적 답변..상황 예의주시"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한·일 통화스왑 중단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아직 일본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 아닌데다 외교와 경제문제는 별개인 만큼 너무 앞서 간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1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지무라 오사무 일본 관방장관이 전일 기자회견에서 한·일 통화스왑 협정 재검토에 대한 질문에 “다양한 검토가 있을 수 있다”고 답하면서 통화스왑 중단 우려가 불거졌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0일 이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것과 관련해 한·일 통화스왑 협정 재검토나 고위급 상호방문 일시 중지 등 일본 정부가 대응방안 검토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겠지만 당장 통화스왑 계약을 중단하는 사태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관방장관의 멘트에 일본 언론이 너무 앞서 가는 것 아닌가 싶다”며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으로부터는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관방장관의 발언은 원론적인 답변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일본 내부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나온다. 한국 전문가인 키미야 타다시 도쿄대 교수는 닛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외교적인 갈등에 대한 반응이 도를 넘고 있다”며 “한·일 통화스왑 재검토는 너무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일본 간 체결한 통화스왑 규모는 700억 달러다. 애초 일본과는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M) 100억 달러, 원-엔 스왑 30억 달러를 더해 총 130억 달러의 통화스왑이 가능했지만, 작년 10월 이를 700억 달러로 확대했다. 이는 오는 10월31일 만료된다.
재정부는 일본에서 만일 통화스왑 중단을 요구한다면 지난해 확대된 부분에 대해서만 만기연장을 하지 않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130억 달러는 유지될 것이란 의미다.
또 한·일 통화스왑이 중단된다고 해도 국내 외환시장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국제 금융 이슈에 대한 원화의 민감도가 상당히 떨어진데다 단기외채 비율, 외환보유액 등 대외 건전성 지표도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달러-원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폭은 평균 4.2원으로 금융위기 때였던 지난 2009년 9.4원, 2010년 6.9원에 비해 크게 안정됐다. 3월 말 기준 단기외채가 총외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1%로 위기가 터졌던 2008년 9월 말 51.9%에 비해 낮아졌다. 7월 말 외환보유액은 3143억 5000만 달러로 전 세계 7위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말 중국과의 통화스왑 규모도 기존 38조 원에서 64조 원(560억 달러) 규모로 두배 가까이 확대한 것도 어느 정도 방패막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권소현 기자 juddi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