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차? 준중형차? 더 이상 고민 마세요"

by김보리 기자
2010.07.13 10:39:21

車메이커들, 차급 파괴 현상 두드러져
8월 출시 앞둔 신형 아반떼..SM5와 동력 성능 비슷
K5, 에쿠스급 안전사양 탑재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대기업에 근무하는 이 대리는 생각이 온통 지하 주차장에 가 있다. 최근 장만한 새 차 때문이다.
 
입을 것 안입고, 먹을것 안먹고 알뜰살뜰 모아서 장만한 차이기에 애착은 더욱 강하다. "어이, 이 대리 새차 뽑았다며? 좋겠어"라고 한마디씩 던지는 동료들의 부러움 섞인 말도 참 듣기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대리를 설레게 하는 것은 새 애마의 성능이다. 과거 차급 구분이 명확했던 때와는 달리, 이제는 준중형에서도 중형을, 중형에서는 대형에 적용됐던 옵션들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돼서다.
 
이 대리의 새 차는 준중형. 그러나 성능만큼은 중형차 부럽지 않다. 꽉 막힌 퇴근길 마저도 기다려지는 이유다.

최근 잇따라 출시되는 신차들이 세그먼트 이상의 성능과 편의 사양으로 '체급'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준중형은 중형, 중형은 준대형 이상 차급과 접점을 높이며 체급 높이기 경쟁이 한창이다.



5년 만에 나온 현대차(005380)의 신형 아반떼가 기존 3세대 모델과 가장 차별화 되는 부분은 동력 성능이다. 신형 아반떼는 감마 1.6ℓ GDI 엔진을 국내 준중형 최초로 탑재해 최고출력 140ps, 최대토크 17.0kg·m를 기록한다. 이는 르노삼성의 중형 모델 SM5와 거의 같은 수준의 동력 성능이다.

▲ 현대차 신형 아반떼
또 기존 4단 변속기 대신 전륜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지난 2006년에 출시된 아반떼 HD의 최고출력이 124마력. 토크가 15.9kg·m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신형 아반떼의 출력은 12%, 토크는 6%가 강화됐다.

편의사양도 중형급이다. 신형 아반떼에는 준중형차 최초로 사이드와 커튼 에어백과 후방주차보조시스템이 기본으로 장착됐다.

또 자연광에 가까운 백색광으로 눈의 피로감을 덜어주는 HID 헤드, 뒷자석 열선시트 등 기존 중형차에서 볼 수 있었던 고급 편의 사양 등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신형 아반떼가 동력 성능으로 중형급을 자랑한다면, 지난해 나온 뉴SM3는 중형에 가까운 크기의 차체와 편의 사양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 르노삼성 뉴SM3
뉴SM3는 국내 준중형 세단 중 가장 크다. 전체 길이가 4620㎜로 동급 경쟁모델보다 2~10cm가량 더 길다. 앞바퀴와 뒷바퀴까지의 거리인 휠베이스도 2700mm. 기존 모델보다 15cm나 길어져 뒷좌석이 한층 여유로워졌다.

SM3는 고급차에 주로 들어가는 보스 서라운드 시스템, 좌우독립 풀오토 에어컨, 뒷좌석 송풍 기능 등 중형 세단에서 주로 사용됐던 편의 사양들이 그대로 적용됐다.

스포티지R 역시 중형차에도 최근에야 기본으로 도입된 안전 관련 사양들을 탑재, 준중형차급과 중형차급 경계를 허물었다.



스포티지R에는 급제동 시 비상등을 점멸시키는 급제동 경보시스템이 탑재됐다. 또 동급 최초로 야간 운전 시 안전성을 높이고 외관을 더욱 고급스럽게 하는 LED 라이트 가이드· HID 헤드램프·코너링 램프 등도 동시에 적용했다.



중형차도 준대형 이상의 편의 사양을 탑재, 준대형 차량과 접점을 높이고 있다.

▲ 기아차 K5
지난 5월 출시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기아차(000270) K5에는 에쿠스·제네시스 등 고급 차종에 들어가던 안전 관련 사양들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중형 이상의 고급 편의 사양도 K5 돌풍의 한 이유로 꼽힌다. K5는 출시 두달째인 지난 6월 1만673대가 판매돼, 중형 세단 부동의 1위였던 YF쏘나타를 제쳤다.

K5에는 국내 최초로 HID 헤드램프와 스마트 코너링 램프가 적용됐다. 특히 스마트 코너링 램프는 스티어링 휠 조향 각도에 따라 자동으로 점등돼 안전 운전을 도와준다.

또 에쿠스·제네시스 등 고급 차량에 들어가는 급제동 경보시스템, 운전석 통풍시트 등이 동급 최초로 들어갔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일정한 주행 속도를 유지해 주는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도 중형차 최초로 탑재됐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K5에는 에쿠스급에 들어가는 급제동 경보시스템, 크루즈 컨트롤 등이 탑재돼 중형 이상의 가치를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 르노삼성 뉴SM5

K5에 앞서 지난 1월 출시한 뉴SM5는 고급 편의사양을 앞세운 `웰빙`콘셉트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뉴SM5에는 마사지시트, 뒷좌석에서도 온도를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3-존 에어컨` 등이 동급 최초로 들어갔다. 특히 핸들 방향에 따라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어댑티브 바이제논 헤드램프를 동급 최초로 장착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자동차를 바라보는 인식이 점점 높아지면서 자동차 회사들의 차급 파괴 현상이 치열하다"며 "이제 더 이상 차급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 하다는 것이 업계의 주된 의견"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