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종성 기자
2010.06.22 10:19:21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포스코(005490)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6% 수준의 철강제품 가격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후발 철강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10% 수준의 인상을 점쳤던 철강업체들은 가격 인상요인 등 첫 단추부터 다시 꿰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포스코는 3분기 계약분부터 제품가격을 6% 인상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0%를 크게 밑도는 수준. 가격인상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해 인상폭을 최소화했다는 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포스코는 열연과 후판 가격은 t당 5만원 인상된 90만원과 95만원으로 각각 조정했다. 자동차· 가전용 소재인 냉연코일(CR)과 아연도금강판(CG)의 경우 t당 5만5000원 인상해 10만원과 112만원으로 조정했다. 특히 영세 고객사가 대부분인 주물선의 경우 상대적으로 소폭인 t당 3만원을 인상, 73만원으로 가격을 조정했다.
포스코의 이번 결정을 두고 업계에선 지나치게 인상 폭이 적다는 분위기다.
실제 3분기 원료가격은 2분기 대비 평균 20% 이상 인상돼 t당 11~ 12만원의 철강제품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한 데다, 아직 주요 철강제품의 국내 수입 가격이 40~ 50달러 정도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10%의 가격 인상 요인은 충분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업계의 '기준가격'이 되는 포스코의 철강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소폭 인상됨에 따라 후발 철강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철강업체들은 포스코가 가격을 올리면 큰 시차를 두지 않고 뒤따랐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대부분의 철강업체들이 아직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제품 인상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상 시기와 폭 등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경우도 가격 인상을 결정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업계에선 다음주 이후에나 현대제철이 제품 가격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강의 경우 아직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뿐, 아직 가격 인상을 결정하진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