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무에 붙어 아찔하게 향긋… 살짝 꼬집듯 따자

by조선일보 기자
2009.06.25 12:00:02

[버섯 따기] 경기 남양주 산뜰농원

[조선일보 제공] 머리를 맞댄 듯 여덟 팔(八)자로 늘어선 참나무 껍질엔 연필 뒤 지우개 같은 작은 흰 동그라미가 점점이 박혔다. 버섯을 따고 남은 흔적이다.

축령산 자연휴양림 자락,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에 자리 잡은 '산뜰농원'은 봄 표고버섯 농사를 갈무리한 후 여름 '시즌'을 준비 중이다. 버섯 수확과 버섯 비빔밥 식사를 포함한 체험 행사는 장마철에 잠시 쉰 다음 7월 11일에 다시 시작된다. 이 농장 주인 이성재씨는 "적어도 한 주 전엔 예약을 해야 한다"며 지금은 간신히 흔적만 남아 있는 버섯에 대한 설명을 펼쳐놓았다.

먼저 수확해둔 버섯을 하나 집어서 '갓'과 '대'를 똑 분리하더니 따로따로 맛을 비교해보라고 했다. '대' 쪽이 향이 훨씬 진했다.

▲ 단단한 참나무에 붙어 땅의 기운을 흡수해서 아찔하게 향긋한가 보다.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산뜰농원’은 지금부터 예약을 받아 장마가 끝나는 7월 11일부터 표고버섯 수확 체험을 재개한다. /조선영상미디어

"버섯 사다가 대는 떼버리고 갓만 먹는 건 순서가 완전 뒤집힌 셈이죠."



이씨는 농장을 다섯 구획으로 나누었다. 참나무 줄기에 구멍을 내 버섯 종균을 심고 물을 준 다음 나무를 쓰러뜨린 '자극'으로 버섯 싹을 돋아나게 하는, 표고버섯 재배 과정도 다섯으로 나눴다. 장마철이 지나고 나면 1구획부터 순차적으로 버섯 재배를 시작해 농장을 찾은 사람들이 버섯 전 과정을 한 농장 안에서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표고버섯은 습기를 잘 빨아들이기 때문에 물이 닿지 않도록 해야 하고, 잘라서 반찬으로 나온 표고버섯은 양쪽에 바깥 부분이 보여야 좋은 버섯이라는 등의 '버섯 상식'이 이씨의 입담을 통해 생기를 띤다.

체험은 7월 11일부터 매주 월·수·금요일 진행한다. 원목에 박힌 버섯이라 아무렇게나 뜯으면 손상되기 십상이다. 엄지와 검지로 잡고 요리조리 살살 힘을 주다 보면 버섯이 '쏙' 하고 뽑히는 방향이 있다. 표고버섯 약 300g을 가져가고 버섯 비빔밥까지 제공하는 체험 행사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