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지형·송전탑 ‘삼중고’에도…문무대왕면 산불 이틀 만에 진화 가닥 (종합2보)
by방보경 기자
2026.02.08 17:15:09
강풍에 진화율 23%까지 떨어졌으나
헬기 45대·차량 139대·인력 523명 등 투입 ‘총력전’
산림당국 “오후 6시 일몰 전 진화할 것”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 만에 진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풍과 험한 지형 등 악조건으로 한때 진화율이 23%까지 떨어졌지만, 당국이 헬기와 인력을 대거 투입해 총력 대응에 나서면서 불길이 잡히는 모습이다.
| | 8일 오후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확산되는 가운데 소방헬기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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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문무대왕면 입천리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율이 8일 오후 3시 30분 기준 85%라고 밝혔다. 산불은 7일 오후 9시 40분께 발생해 이틀째 확산 중이다. 당국은 헬기 45대, 차량 139대, 인력 523명을 투입해 대대적으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일몰 전 진화가 목표다.
이날 진화율은 계속해서 널뛰기했다. 오전 한때 60%대로 올라갔던 진화율은 강한 바람이 불면서 정오 기준 23%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이날 오전 11시 33분을 기해 국가소방동원령 1호를 발령했다. 1호는 소규모 재난 발생 시 발령하는 것으로 동원력 250명 미만, 소방차 100대 미만, 동원지역 8개 시도 미만인 경우 해당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더이상 대형산불로 이어지지 않고 조기에 진화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산림청, 소방청, 경찰청, 경상북도, 경주시 등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장비와 인력을 신속히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대규모 장비 및 인력 투입에 불길이 잡히면서 산불 진화율은 오후 1시 30분 기준 67%, 오후 3시 30분 기준 85%까지 높아졌다. 소방청은 이후 2차 동원령을 추가로 발령해 부산·대구·울산·경남·창원 등 인근 5개 시·도의 산불전문진화차 5대와 소방펌프차 20대, 물탱크차 10대를 추가로 출동시켜 지상 진화 역량을 보강했다.
산불 확산 원인으로는 강풍과 복잡한 지형이 꼽힌다.
이날 산불 현장에는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21.6m에 달할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다. 이 때문에 진화를 해도 강풍 때문에 다시 불길이 널뛰었다. 게다가 문무대왕면에는 유독 불에 잘 타는 고사목이 많아 진화에 애를 먹었다. 지난 3~4년간 기생충인 소나무재선충이 확산해 나무가 시들었기 때문이다.
산 능선을 따라 설치된 고압 송전탑도 진화 작업에 큰 제약이 됐다. 화선 일부 구간에 송전탑이 설치돼 헬기가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자 공중에서 물을 흩뿌리면서 진화 효과가 떨어졌던 것이다.
당국은 산불이 난 지역 주변에 문화재가 있음을 우려해 진화에 총력을 다했다. 북쪽에는 보물 581호인 ‘경주 골굴암 마애여래좌상’이 화재 지점에서 2㎞ 떨어져 있다. 보물 5건, 시도유형문화재 2건, 문화재자료 3건을 보유한 사찰 ‘기림사’도 위험권에 있다. 산림청은 불이 문화재보호구역인 토함산으로 확산할 것에 대비해 S-64 초대형 헬기를 투입했다. 문무대왕면 입천리에서 7㎞가량 떨어진 토함산에는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