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불안, 마지못해 여기에" 경호처 직원의 심경
by김혜선 기자
2025.01.10 09:38:09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밝혀
"일반 직원은 동요 커...마지못해 감수"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법원이 발부한 체포 영장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한남동 관저를 지키고 있는 대통령 경호처 내부 직원의 심경이 담긴 메시지가 나왔다.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은 다음 날인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향하는 도로 앞 철조망 문이 쇠사슬로 보강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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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MBC라디오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는 “어제 신원을 밝힐 수 없는 한 사람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자신의 지인이 경호처 직원인데 윤석열 체포를 둘러싼 지금의 상황에 괴로워하며, 그 심경을 적은 메시지를 자신에게 보내왔다고 한다”면서 경호처 직원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메시지에서 경호처 직원은 “현재 근무 중이다. 춥고 불안하다”며 “공조본(공조수사본부)에서 올 것 같은데,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대다수 직원은 명령이라 마지못해 여기에 있다. 그냥 열어줄 수 없으니 서 있는 정도”라며 “지휘부와 김용현·김건희 라인만 살아있고, 일반 직원들은 동요가 크다. 지휘부는 어차피 무너지면 자기들도 끝이라 발악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경호처 특성상 같이하지 않으면 비겁자로 낙인찍힐 수 있어서 대다수 직원은 마지못해 감수하고 있다”며 “그냥 상황이 빨리 종료되길 바란다. 그동안 명예와 자부심으로 지켜온 경호처를 지난 2년간 다 망쳐버렸다. 이 상황이 정리되면 발본색원하고 경호처가 재건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등으로 이뤄진 공조본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집행하다 경호처의 물리적 저지로 1차 체포에 실패하고 다시 영장을 발부받은 상태다. 공조본은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하고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26명에 대한 신원 확인 요청을 하는 등 경호처를 전방위 압박하고 있다.
경호처는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한남동 대통령 관저 진입로에 차벽을 겹겹이 쌓고, 관저에 접근할 수 있는 길목 외벽 밖에 철조망이나 쇠사슬을 설치하며 삼엄한 경비망을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