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들어서도 수출 증가세…역대최대 ‘코앞’(종합)

by김형욱 기자
2024.12.23 09:53:16

12월1~20일 수출 6.8%↑
15개월 연속 증가 확실시
반도체 등 증가폭 둔화로,
연 신기록 달성 ‘아슬아슬’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우리나라가 12월 들어서도 수출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대로면 15개월 연속 전년대비 증가가 확실시된다. 다만, 반도체·자동차 등 주요 품목의 수출 증가 폭 둔화로 연간 역대최대 실적 달성은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관세청은 12월1~20일 수출액이 403억달러(약 58조원·통관기준 잠정)로 전년대비 6.8% 늘었다고 23일 밝혔다. 조업일수가 지난해 15.5일(토=0.5일)에서 16일로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액도 24억3000만달러에서 25억2000만달러로 3.5% 늘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품목이 대체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액(82억달러)은 전년대비 23.4% 늘었다. 철강제품(28억달러·11.7%↑), 자동차부품(12억달러·8.9%↑), 무선통신기기(10억달러·2.0%↑), 컴퓨터주변기기(8억달러·79.7%↑) 품목의 수출실적도 우상향했다. 승용차(37억달러·0.2%↓)와 석유제품(26억달러·14.6%↓) 등이 상대적으로 부진하며 상승 폭을 제한했으나, 전체 수출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국가별로도 중국(81억달러·12.4%↑), 미국(80억달러·6.0%↑), 유럽연합(43억달러·28.3%↑) 등 거의 모든 지역을 상대로 수출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이 추세라면 연간 역대 최대 수출 실적 달성 가능성도 있다. 20일까지의 누적 수출액은 6627억달러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6322억달러)를 넘어섰고, 역대 최대였던 재작년 실적(6836억달러)까지 209억달러만을 남겨놓은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올해 연간 수출액을 역대 최대인 6855억달러로 전망한 바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0일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관계자들과 이곳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제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올해 수출 우상향 흐름과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지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 (사진=산업부)
다만, 최근 수출 증가 흐름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간 신기록 달성을 장담할 순 없다. 전년대비 수출액 증가율은 올 7월 13.9%를 정점으로 4개월 연속 내리며 11월엔 1.4%가 됐다. 12월 20일까지의 수출 증가율은 6.8%로 반등하는 모습이지만,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액은 11~12월 모두 3% 중반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남은 열흘 수출 실적이 크게 꺾인다면 재작년 실적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

3년 만에 연간 무역수지 흑자는 확실시된다. 연간 누적 수입액은 6161억달러로 전년대비 1.5% 줄어든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이에 따라 무역수지도 466억달러 흑자를 기록 중이다. 이 추세라면 2018년(697억달러 흑자) 이후 6년 만에 최대 폭 흑자가 유력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원유·가스 등 에너지 국제시세 폭등으로 2022~2023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었다.

12월 1~20일 수입액(390억달러)은 전년대비 7.5% 늘었다. 그러나 수출 증가에 힘입어 13억달러 흑자를 유지했다. 월별로도 19개월 연속 흑자가 확실시된다. 반도체 수출 증가와 함께 반도체(49억달러·27.8%↑) 및 반도체제조장비(20억달러·67.9%↑) 수입액이 크게 늘었으나 원유(45억달러·13.6%↓)와 가스(23억달러·13.1%↓) 등 에너지 수입 부담은 줄었다.

조익노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어려운 국내외 상황에서도 수출이 잘 버텨주고 있다”며 “정부는 연말까지 수출 확대를 위해 민·관 원 팀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