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가 상상하는 로봇 실시간 표현···KAIST 로봇 '심사위원상'
by강민구 기자
2024.12.09 09:27:20
''시그래프 아시아''서 최우수 심사위원상 받아
시제품화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 줄이는 효과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쓴 디자이너가 태블릿과 펜으로 가상 공간 속에서 입체 형태와 복잡한 관절 구조를 지닌 4족 거미 로봇을 단 몇 분 만에 그려 완성했다. 디자이너가 컨트롤러를 조작하자 움직이던 거미 로봇이 일어나 2족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자세를 바꾸고 두 발을 짚고 걷기 시작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6일 일본 도쿄 국제 포럼에서 열린 ‘시그래프 아시아 2024’의 하이라이트인 리얼타임 라이브(Real-Time Live!)에서 산업디자인학과 배석형 교수팀이 기계공학과 황보제민 교수팀과 만든 ‘로봇스케치(RobostSketch)’ 기술이 최우수 심사위원상을 받았다고 9일 밝혔다.
| 로봇 디자인 프로세스 시연 장면.(사진=KA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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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래프 리얼타임 라이브’는 컴퓨터 그래픽스와 상호작용 분야에서 ‘꿈의 무대’로 알려졌다. 매년 전 세계에서 엄선된 10여 개의 혁신적인 기술만이 무대에 오른다.
모든 시연은 사전 녹화 없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며, 6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기술의 독창성과 가능성을 선보여야 한다. 이 자리에서 KAIST의 로봇 시스템은 새로운 로봇 디자인 과정 도입 가능성을 보여줘 최우수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로봇스케치는 단순히 외형과 구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설계 도구이면서 3차원 스케칭에 생성형 인공지능과 몰입형 VR을 접목해 로봇 디자인의 개념을 새로 정의한 기술이다.
디자이너는 VR 환경에서 태블릿과 펜을 사용해 복잡한 관절형 구조를 직관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실제 크기로 확인할 수 있다. 디자이너가 그린 로봇은 강화학습을 통해 현실 세계의 물리 법칙을 따르는 시뮬레이션 속에서 보행법과 움직임을 학습한다.
이를 통해 실제 세계에서 작동 가능한 로봇 디자인을 VR 공간 안에서 만들고, 로봇을 직접 움직이며 로봇이 가질 동작의 자연스러움과 안정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배석형 교수는 “기존 로봇 디자인의 한계를 극복하고, 로봇 디자이너가 상상하는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고 싶었다”며 “로봇 디자이너와 로봇 엔지니어의 소통을 촉진하고 현실 시제품화(프로토타이핑)에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 로봇 개발과 제품화 과정에서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