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기업 순고용 6000명 감소…코로나 여파 직격타

by배진솔 기자
2021.02.03 08:59:47

최근 1년 500대 기업 국민연금 가입자수 1만3000명 감소
가장 큰 폭 증가 '쿠팡'…가장 큰 폭 감소 'DL'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국내 500대 기업의 국민연금 가입 근로자수가 최근 1년 새 1만3000명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얼어붙자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기존 인력도 줄여 비용 절감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국민연금 가입 여부를 알 수 있는 497개사의 국민연금 가입자 추이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12월 말 국민연금 가입자는 165만2091명으로 2019년 말(166만4961명) 대비 1만2870명 감소했다.

지난해 500대 기업의 국민연금 신규 취득자는 26만4901명, 국민연금 가입 자격 상실자는 27만803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에 순고용인원(취득자수-가입자수)도 5902명 감소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19년에는 국민연금 취득자(31만3768명)보다 상실자수(29만6563명)가 적어 순고용인원이 1만7205명으로 플러스를 나타낸 바 있다.

업종별로는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수혜를 입은 IT·전기·전자, 유통업종의 직원수가 3000명대 증가하고 건설·건자재와 생활용품, 자동차·부품, 조선·기계·설비 등에서 각각 1000명 이상 줄었다.

22개 업종 중 절반이 넘는 12개 업종에서 1만9889명의 가입자가 순감했다. 건설 및 건자재업종의 감소 규모가 가장 컸다. 작년 1월부터 12월까지 건설 업종 국민연금 취득자수는 1만6403명, 상실자수가 2만4195명으로 순고용인원이 7792명 줄었다.

이어 △생활용품(3516명 감소) △자동차·부품(1771명 감소) △조선·기계·설비(1551명 감소) △운송(1096명 감소) △통신(1063명 감소) 등 업종의 순고용인원이 1000명 이상 줄었다. 국민연금 신규 취득자보다 상실자가 더 많았던 탓에 이들 업종의 지난해 12월 말 국민연금 가입자수도 1년 전 대비 모두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10개 업종에선 1만3987명의 국민연금 가입자가 증가했다. IT전기전자(3833명)를 비롯해 △유통(3371명) △공기업(3218명) 등 3개 업종의 국민연금 신규 취득자가 상실자보다 각각 3000명 이상 많았다.



이어 석유화학업종의 취득자수(1만2377명)가 상실자수(9616명)를 웃돌며 2761명 순증했고 △서비스(256명) △증권(253명) △제약(153명) 업종의 순고용인원도 100명 이상 늘었다. 다만 석유화학과 서비스업종은 국민연금 취득자가 더 많았지만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수는 1년 전보다 각각 4927명, 151명 감소했다.

기업별로는 코로나19로 택배 물량이 급증하면서 직원을 대거 채용한 쿠팡의 순고용인원이 1만872명 늘어 유일하게 1만명대 순증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역시 1만828명 늘어 지난해 쿠팡과 쿠팡풀필먼트에서만 2만1700명 규모의 순고용이 이뤄졌다.

쿠팡과 함께 △삼성전자(3552명) △한화솔루션(3063명) △홈플러스(2890명) △코웨이(1610명) △LG이노텍(1608명) △롯데케미칼(1127명) 등 7개 기업의 순고용인원이 1000명 이상 늘었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지난해 1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합병한 영향이 컸다.

반면 DL(옛 대림산업)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DL이앤씨 등을 분할 설립하면서 지난해 순고용인원이 6031명 감소해 가장 많이 줄었다. 코로나19에 점포수를 대폭 줄인 롯데쇼핑(3248명 감소)과 일부 극장을 폐쇄하고 상영회차를 줄인 CJ CGV(2459명 감소)의 순고용인원도 급감했다.

이와 함께 △에프알엘코리아(1921명 감소) △아성다이소(1839명 감소) △GS리테일(1479명 감소) △솔브레인홀딩스(1140명 감소) △두산중공업(1044명 감소) △삼성디스플레이(1011명 감소) 등의 지난해 국민연금 취득자보다 상실자가 1000명 이상 많았다.

한편 월별 순고용인원 감소폭은 12월이 가장 컸다. 지난해 1월에는 국민연금 취득자가 상실자보다 8818명 많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한 2월에는 순증 규모가 1174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후 △3월(7331명 감소) △4월(3019명 감소) 등으로 3~4월에만 1만명 이상이 줄었다.

CEO스코어는 “코로나19 3차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올 1분기 고용시장의 충격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자료=CEO스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