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준기 기자
2015.04.12 14:56:09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저는 70년간 지속된 긴장관계를 남북을 잇는 물길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북 관통 하천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남북이 서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제7차 세계 물포럼 개회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개최되는 제7차 세계 물포럼을 통해 물과 관련된 국제분쟁의 해결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평화로운 세상을 앞당겨 나갈 것을 제안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국제 물 분쟁을 해결하고 화해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며 “세계적으로 216개의 하천이 145개 국가를 관통하고 있다고 한다. 물과 관련한 대부분의 국제적인 분쟁이 국가 간 공유하천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공유하천을 슬기롭게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물 문제를 해결하는데 혁신적인 과학기술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며 “전통적인 물 관리 기술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할 경우 기존에는 넘어설 수 없었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세기가 석유시대인 블랙골드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의 시대인 블루골드의 시대”라며 “물 문제에 대한 도전을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경제성장의 기회로 바꾸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녹색기후기금(GCF),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등 국제기구와 협력해서 물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가야 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한국은 공적개발원조(ODA)를 지속 확대해가고 있는데 이 중 약 10%를 물 분야에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 물 분야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한국의 물 관리 기술과 경험을 개도국에 지원하는 케이워터(K-Water) 프로그램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세계 물포럼은 세계 물 문제를 다루는 최대 규모의 국제 행사로 세계물위원회가 3년마다 세계 물의 날(3월 22일)을 전후해 개최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이날부터 17일까지 대구 엑스코와 경북 경주 하이코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투루크메니스탄·에티오피아·헝가리·타지키스타 대통령과 모나코 대공, 모로코 총리 등 6개국 정상급 인사와 OECD 사무총장, UN사무부총장 등 국제기구 대표를 비롯해 170여개국 장관급 각료 및 국회의원, 지자체 대표단과 물 전문가 등 약 3만5000여 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개회식 이후 이들 6개국 정상급 인사 및 국제기구 대표와 오찬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