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허리케인 맞은걸까..월가도 `헷갈려`

by김윤경 기자
2007.07.30 11:24:39

기술적 조정 불가피론 급부상
탐욕 국면 깊어져..과열된 증시 조정될 것
조정 깊지 않을 수도..반등폭은 `의문`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대형 허리케인이 오는 것일까, 아니면 한 여름 폭우에 그칠 것인가"

올들어 6.4% 올랐고, 지난 52주간 18.2% 상승했던 다우존스 평균지수는 지난 주 1만3200선까지 내려섰고, 대형주 중심의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 주 4.9% 하락하며 2002년 9월이래 최악의 한 주를 기록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도 지난 주 뉴욕 증시 급락에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모양이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과 경제지표 등 펀더멘털로 볼 때 서브프라임발(發) 신용경색 공포감에 시장이 과민반응했다는 의견이 아직은 많은 편. 하지만 다우 지수가 1만4000선을 찍을 때까지 쉼없이 달려온 시장이 기술적으로 조정을 받을 때가 됐다는 의견도 적잖이 맞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전했다.







차티스트(Chartist)들은 시장의 패턴을 볼 때 태풍 경보로 친다면 `2등급(category2)`에서 `5등급`까지 수위가 올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987년 10월19일 대폭락이나 2000년 닷컴버블 붕괴 당시를 상기시켰던 때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투자심리가 `공포(fear)`에서 `탐욕(greed)`으로 옮겨진 국면이 오래 지속됐다고 보고 있다. 
 
강세장일 경우 `탐욕`에 치중한 투자자들은 더 많은 차익을 위해 매도를 미루게 되고, 더 많은 차익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너무 많이 올랐단 `공포`에 사로잡인 투자자들은 매도에 나서게 된다.
 
상승장이 계속돼 탐욕스러운 투자자들이 많아지게 된다면 주가에 거품이 끼게 될 것이고, 결국 과열된 증시는 내리막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3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스티브 루트홀드 루트홀드 위덴 리서치 회장은 지난 주 초 고객들에게 이런 위험을 경고했고, 그 이후 이틀간 뉴욕 증시는 급락했다. 그는 주가가 정점에서 20% 이상 내리는 본격적인 약세장이 가까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밀러 태벅의 기술적 분석가인 필 로스도 "강세장은 3년 정도면 수명을 다하고 약세장에 길을 내 줬다"면서 이렇게 치자면 올 봄이나 여름에 시장이 약세로 돌아서는 게 맞다고 밝혔다. 
 
그는 2월과 6월 급락 장세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바 있긴 했지만 신고점을 찍은 종목은 적으며, 200일 평균주가보다 높은 주가를 형성하고 있는 종목이 적다는 점을 유의하고 있다.
 

 
그러나 폴 데스몬드 로리 리포츠 대표는 조금 다른 기술적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장이 꼭지에 달한 만큼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929년 이래 증시의 흐름을 볼 때 지수가 약세장으로 돌아서려 할 때 주요 종목들의 주가가 이미 떨어져 있는 상태였지만, 최근 장세를 볼 때 에너지, 기술주 등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차별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수일내에 반등이 명백하긴 하지만 반등의 폭은 미약하고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