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태국 물류시장 진출…"아세안 물류사업 강화"

by신민준 기자
2022.05.19 09:41:28

현지업체 서밋 ·이에이엘과 태국에 합작법인 신설
재계1위 CP그룹 현지 물류 수주 ·협력사업 개시
기존 베트남·인도네시아 법인과 사업 시너지 목표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현대글로비스(086280)가 태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물류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한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시장 공략에 속도를 더하기 위한 취지다. 현대글로비스는 앞서 설립한 베트남·인도네시아 물류 거점과의 사업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태국 방콕에서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와 코삭 차이라스미삭(Korsak Chairasmisak) 태국 CP그룹(Charoen Pokphand Group)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법인 개소식을 가졌다고 19일 밝혔다.
왼쪽부터 코삭 차이라스미삭 CP 그룹 수석부회장, 타린 타니야완 올나우(CP All 물류 자회사) 사장,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 박만수 현대글로비스 미래사업추진센터 상무가 최근 태국 방콕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현대글로비스와 태국 CP그룹간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현대글로비스)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전문기업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태국 방콕에서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와 코삭 차이라스미삭 태국 CP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법인 개소식을 가졌다고 19일 밝혔다. 방콕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개소식에는 전조영 주태국 한국대사관 공사를 비롯해 CP그룹 관계자와 태국 주재 한국기업 관계자 총 70여 명이 참석했다.

법인 명칭은 현대글로비스 로지스틱스 타일랜드(Hyundai Glovis Logistics Thailand)로 현지 자동차 부품 제조사 서밋과 물류사 이에이엘(EAL)과의 합작법인(JV) 형태다. 태국은 물류 분야에 외국인 투자 지분 비율이 50% 미만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원활한 사업을 위해 합작법인 설립이 필요하다.

태국에는 세계 주요 식품, 전자·자동차부품 기업의 공장과 판매망이 있어 물류 수요가 높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자료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항공과 물류 산업을 12대 육성 산업의 하나로 포함하고 각종 물류 발전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에 주목해 △현지 우량 식품·유통 기업과 파트너십 구축 △자동차 산업 공급망 구축 △글로벌 제조사 대상 제3자물류 등을 전개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법인을 통해 태국 재계 1위 CP그룹 계열사 물류 전반의 관리 효율성을 높이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CP그룹은 식품 사업을 하는 CP푸드와 유통회사 CP올, 통신·미디어 전문회사 트루 등을 통해 전 세계 21개국에서 약 72조원(지난해 기준)의 매출을 올렸다. 현대글로비스는 CP그룹이 태국 전역에서 편의점 세븐일레븐 1만 3000여개 점포를 포함해 식료품전문 체인 마크로와 대형마트 체인 로투스를 운영하며 태국 생활소비재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연내 전기트럭 150대를 투입해 현지 CP물류센터에서 방콕 시내 전역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매장으로 상품을 나르는 배송을 수행한다. 무엇보다 CP그룹이 친환경 물류에 관심이 높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전기트럭이라는 운송 전략을 내세워 사업에 참여한다. 또 CP그룹이 물류업 전반에 걸쳐 매년 대량의 신규·교체 운송차량을 필요로 하는 만큼 향후 5년 동안 전기트럭 투입 대수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신선식품 등 CP그룹 물량이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주변 동남아 국가로 진출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양사는 중장기 발전을 도모하고자 물류업 전반에 걸쳐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전기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등을 활용한 친환경 물류 서비스인 그린 물류, 도심형 물류센터·드론·로봇을 활용한 스마트 물류, 현지 대형 화주사 대상 영업을 통한 신시장 발굴 등을 골자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태국은 동남아 대표적인 자동차 생산지로 수출품 중 자동차 부품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대글로비스는 먼저 합작법인 파트너사 중 하나인 서밋의 자동차 부품 물류 사업에 참여한다. 서밋은 태국 대표적인 자동차부품 제조회사다. 현대글로비스는 서밋의 글로벌 완성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판매 운송과 창고 물류 운송 사업에 동참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또 인도네시아 등에서 태국으로 수입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물량을 차량운반트럭을 통해 나르는 사업도 추진 중으로 태국 내 자동차 물류 공급망 구축에 나선다.

현대글로비스는 합작법인의 또 다른 파트너사인 이에이엘과 협업을 통해 글로벌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제3자물류 영업을 추진 중이다. 제3자물류란 전문업체를 통해 물류업무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수입·수출시 운송은 현대글로비스, 태국 내에서 수입통관부터 조달운송·보관·판매 등의 과정은 이에이엘이 담당할 전망이다.

동남아 지역은 대내외 물류 인프라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전 세계를 잇는 물류 허브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019년 베트남에 동남아 첫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에도 법인을 세우고 현지에서 활발한 물류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성공적인 CP그룹 물류 사업 수행으로 태국 물류시장에 안착할 계획”이라며 “향후 태국·베트남·인도네시아를 삼각편대로 주변 아세안 국가에 사업을 확대하는 등 글로벌 선도 물류 기업의 입지를 견고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