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남일 아니다" 지진 현장으로 달려간 중기들

by강경래 기자
2017.11.21 09:12:34

귀뚜라미·캐리어에어컨, 포항 현지에 캠프 만들고 무상 점검·수리 착수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무상 수리 실시, 참좋은여행 여행 취소 수수료 전액 면제

귀뚜라미 직원이 최근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포항 지역 소비자를 찾아 보일러를 무상 점검, 수리하고 있다. (제공=귀뚜라미)
[이데일리 강경래 김정유 기자]귀뚜라미는 포항 지역에 보일러 무상 점검과 수리를 위한 특별 서비스팀을 급파했다. 특별 서비스팀이 머물 장소로 포항 북구 흥해읍사무소 뒤에 캠프도 설치했다. 캠프 현장에서는 포항 시민 고충도 청취할 수 있도록 했다. 귀뚜라미가 지진 지역에 특별 서비스팀을 파견한 것은 지난해 경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보일러 사고는 지진으로 인한 직접 피해보다 가스 누출과 폭발 등 2차 사고가 더 위험하다”며 “보일러에 지진감지기와 가스누출탐지기 등을 적용했지만, 지진 후 배관이나 연통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특별 서비스팀을 긴급히 현장에 투입했다”고 말했다. 귀뚜라미는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보일러 가동 중단 시 대처해야 할 요령 등을 알리는 활동도 진행 중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15일 포항 지역에서 규모 5.4 강진이 발생한 후 귀뚜라미를 비롯해 캐리어에어컨, 바디프랜드, 참좋은여행 등 중견·중소기업들 사이에서 지진 피해 현장을 찾아 복구에 힘을 쏟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보일러를 포함해 천재지변에 민감한 가전을 생산하는 업체들 사이에서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캐리어에어컨은 포항에 재난지역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에어컨 무상 점검과 수리비 지원 등 서비스에 착수했다. 관련 서비스는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 캐리어에어컨은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무상 점검 서비스 외에도 품질보증기간에 상관없이 최대 50% 수리비를 지원한다. 또 신속한 복구와 수리를 위해 대구·경북지역 서비스 지정점에서 봉사단을 결성, 피해 현장에 상주키로 했다. 캐리어에어컨 관계자는 “지진 등 천재지변에 의한 제품 고장은 품질보증기간 이내에 하자가 발생해도 무상수리가 지원되지 않는게 원칙”이라며 “하지만 피해지역의 빠른 복구를 돕기 위해 지원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바디프랜드 역시 포항 지역을 대상으로 안마의자에 이상이 생긴 이들에게 별도 비용 부담 없이 수리를 실시하는 무상 수리 서비스에 착수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지진 공포 속에 생활하고 있을 포항 시민들에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안마의자 무상 수리가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SK매직도 지진 피해 지역 정수기 렌탈(대여) 및 멤버십 고객 2만여 명을 대상으로 누수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정수기 무상 안전 점검을 시행 중이다.

포항 지진 지역 현장에서의 활동 외에 간접적인 지원도 있어 눈길을 끈다. 삼천리자전거 계열사인 참좋은여행은 이달 23일 이전에 출국할 예정이었던 모든 수학능력시험 수험생과 보호자 1인에 한해 해외여행 취소 수수료 전액을 면제키로 결정했다. 포항 지진으로 인해 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된 데 따른 조치를 취한 것.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포항 지진으로 불편을 겪는 이재민들과 이번 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모두 하루빨리 평상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