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자의 경매브리핑]43명이 몰린 옥수동 재건축 추진아파트 

by정다슬 기자
2017.07.01 10:30:01

△43명의 입찰자가 몰리며 이번주 최다응찰자 물건이 된 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한남하이츠 아파트 전경[사진=지지옥션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부동산 시장을 설명하다 보면 이런 단어가 종종 언급됩니다. ‘대체불가능’. 말 그대로 부동산(不動産)이기 때문에 A와 B가 똑같이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아파트가 서울 강남에 있느냐, 지방의 중소도시에 있느냐에 따라 가치가 현저히 달라진다는 얘기입니다. 서울처럼 개발할 수 있는 땅이 제한돼 있는 곳은 개발 가능성 유무에 따라 땅의 가치가 달라지기도 하고요. 이처럼 부동산은 각각의 가치가 모두 천차만별이라 한정된 자원인 만큼 물건이 나오지 않으면 살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부동산은 돈이 있다고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운 때가 맞아야 한다”는 말이 종종 나오기도 합니다.

특히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재건축 아파트는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최상의 부동산 중 하나입니다. 지난 26일 경매에 나온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 전용 82㎡ 아파트에 43명이 입찰표를 던진 것 역시 이러한 희소가치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한남하이츠는 현재 재건축조합설립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8개 동, 535가구를 11개 동, 839가구로 정비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부 가구는 한강 조망이 가능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추진위는 조합설립에 필요한 동의율(75%)를 충족해 오는 9월 중 조합을 설립한다는 계획입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재건축 추진 단지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한남하이츠는 올 들어 시세가 급등했습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하더라도 전용 87㎡이 8억 3000만원 선에서 거래됐지만 지난 5월에는 8억 5000만원에 매매됐습니다. 문제는 물건입니다. 사고 싶어도 매물이 지나치게 적다는 것입니다. 인근 P관계자는 “원래부터 가구 수가 많지 않은 데다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투자할 수 있는 30평대(전용 82~87㎡) 아파트는 더욱 매물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통상 경매란 싸게 사기 위한 것이지만 이처럼 시장에서는 좀처럼 구할 수 없는 희소성 있는 물건을 구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43명이 몰리며 십원단위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것 역시 이러한 상황을 방증합니다. 결국 감정가(6억 5400만원)의 134%인 8억 7494만 9490원을 써낸 우모씨가 낙찰을 받았습니다. 감정가가 6억원대인 것은 지난해 4월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6월 마지막 주 법원 경매는 2160건이 진행돼 1000건이 낙찰됐습니다. 낙찰가율은 70.8%로 전주 대비 7.3%포인트 하락했으며 총 낙찰가는 286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수도권 주거시설은 406건이 진행돼 이중 208건 낙찰됐습니다. 낙찰가율은 91.8%로 전주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주간 낙찰가율은 99.6%로 전주대비 3.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이번 주에 나온 서울 아파트 경매물건 32건 중 23건이 낙찰되며 낙찰률 71.9%를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