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재만 기자
2011.08.25 10:53:02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가루다항공은 여승무원 채용에서 불거진 `성추행 논란`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팬티와 브래지어를 입은 채 신체검사를 진행했으며, 남성 의사가 가슴을 만진 것이 아니라 톡톡 두드려보는 수준이었다고 해명했다. 왜곡된 보도를 낸 언론사를 상대로 고소하겠다고도 했다.
가루다항공은 문화적인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슬람권 문화적 특성상 문신을 용납할 수 없어 꼼꼼히 체크한 것이고, 가슴을 두드려본 건 가슴 보형물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가슴 보형물을 검사하는 이유에 대해선 `기내 기압 상승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항공업계와 여성단체는 이 해명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가슴 성형이 그렇게 위험하면 승객들 가슴도 다 만져볼 거냐"는 반응도 나온다.
기압 상승으로 건강상 문제가 생겼던 일이 간혹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다 옛날 얘기다. 밀폐된 공간이란 특수성 탓에 항공사들은 건강, 안전 검사를 꼼꼼히 수행한다. 이런 항공사들이 `가슴 검사`를 안한다는 건 그만큼 문제가 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굳이 가루다항공만 `오버`할 필요는 없었다.
`이슬람권 문화를 이해해달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이 나온다. 가루다항공은 이슬람권 문화 특성을 설명하기에 앞서 한국의 문화를 이해해야 했다. 국내 항공사는 속옷은 물론 반팔티, 반바지 혹은 가운을 입고 신체검사를 한다. 따라서 지원자들이 남성 의사의 손길에 당황하고 수치심을 느꼈을 개연성은 크다.
가루다항공은 한국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업상 자카르타를 찾는 발길이 늘고 있고, 관광지인 발리 수요 또한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루다항공은 10월부터 인천~발리행 노선을 주 5회에서 7회로 증편할 방침이다.
가루다항공이 그렇게 한국시장을 탐내고 있다면 이번 일은 미연에 방지해야 했다. 최소한 현지의 남성 의사가 아닌 여성 의사가 검사했다면 이런 불미스런 일은 피할 수 있었다.
해외사업이 힘든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문화에 대한 `몰이해`다.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이미지에 타격을 받고 무너져 내리는 일이 잦다.
성추행의 판단 근거는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꼈는지 여부다. `수치심을 느꼈다`는 지원자가 있는 이상 가루다항공은 사과해야 했다. 이슬람권 문화에서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