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하수정 기자
2008.02.20 11:25:01
국민은행 시간외근무현황 전산화 불구 불만 여전
노사 공동 특별위원회 가동…근본대책 논의 주목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국민은행(060000)이 직원들의 초과근무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다른 은행에 비해 뒤늦게 시간외 근무 현황을 전산화했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근무시간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은행은 급기야 `시간외 근무 특별위원회`라는 다소 생소한 위원회까지 발족해 근본적으로 시간외 근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이 직원들의 시간외 근무 현황 전산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이번 달.
시간외 근무를 할 직원은 미리 상사에게 결제를 맡은 후 전산에 즉시 등록하는 시스템이다. 이달 초 설 연휴가 있었기 때문에 지난주에 처음으로 운영을 한뒤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이 이미 도입한 시간외근무 전산화를 지금 도입한 것은 늦은 감이 있다"며 "그동안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오던 것을 전산화하면서 개인별 시간외 근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사전에 합리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런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기본적으로 시간외 근무를 줄여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겠다는 의도. 그러나 근무 전산화가 시행되자 마자 직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한 국민은행 직원은 "규정상 배정된 한도가 있고 상사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하루 두 시간 이상 시간외 근무를 신청하기는 어렵다"며 "실제 초과한 근무시간을 적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도 "업무별로, 지점별로 개인마다 근무시간의 차이가 큰 데 시간외 근무에 반영하지는 못한다"며 "전산화하는 것이 이 같은 편차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민은행의 시간외 근무 상황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일까. 안타깝게도 이를 구체적으로 밝힐 통계는 없다.
그동안 시간외 근무 현황 집계를 월말에 수작업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정확한 통계를 낼 수가 없었다는 것.
국민은행 노조측은 영업점의 경우 개폐기준으로 했을때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13시간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노동법상 주 40시간 근무제는 하루 8시간으로 규정돼 있다.
지난해말 선출된 유강현 신임 노조위원장은 "가족과 저녁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까지 내걸었다.
상황이 이렇자 국민은행은 다음주 중 4~6명으로 구성된 `시간외근무 특별위원회`를 발족할 계획이다. 특위에서는 직원들의 초과근무를 어떻게 하면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지 논의하고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노조 관계자는 "강정원 행장이 제대로 마음먹고 강력하게 실행하면 초과근무 문제를 바로 해결할 수 있다"며 "전산화만 한다고 직원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