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3사 '美 격전지'는 남서부…시장선점·인재확보 치열

by최영지 기자
2024.04.21 15:26:34

TSMC, 애리조나 낙점…사상 최대 외국기업 투자
인텔도 애리조나 ‘파운드리 기지’ 확대…삼성 추격
삼성전자, 텍사스서 파운드리·패키징공장 건설
"美 내 고객 선점·인재 확보에 경쟁 불가피"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미국 인텔·대만 TSMC에 이어 삼성전자(005930)의 미국 반도체 보조금 규모가 확정됨에 따라 이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3사는 공장 건설에 본격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이 점차 몸집을 키우는 파운드리 생산기지가 미국 남부지역으로 좁혀진 만큼 미국 내 빅테크 고객 선점 및 기술 인재 확보 경쟁도 더욱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1일 업계에 따르면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와 삼성전자, 인텔의 파운드리 생산기지는 애리조나·텍사스 등 미국 남서부 지역에 분포하게 된다. 먼저 TSMC는 미국 상무부의 66억달러 상당 보조금 지원에 대한 화답으로 애리조나주(州) 피닉스에 세번째 파운드리 팹(생산공장) 건설 계획을 내놨다. 이미 팹 두 곳을 이곳에 건설 중인 만큼 애리조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 직접 투자가 진행되는 것이다. 애리조나는 실리콘밸리와도 인접한 만큼 빅테크 입장에서도 제품·서비스 공급이 유리하다.

세번째 팹에선 선단 공정인 2나노 이상의 첨단 공정을 사용해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엔비디아·AMD 등 미 빅테크들이 협력 관계 강화가 기대된다며 환영 목소리를 내 업계 시선을 끌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당시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있는 인텔 파운드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인텔)
인텔도 TSMC 파운드리 기지와 인접한 애리조나주 챈들러 내 파운드리 팹을 짓는다. 인텔은 향후 5년간 10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 애리조나, 뉴멕시코, 오하이오, 오리건 등에 반도체 생산거점을 마련한다.



인텔은 최근 파운드리 사업진출을 선언하며 2위인 삼성전자를 추격하기 위한 투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외 아일랜드, 이스라엘, 독일 마그데부르크, 말레이시아 페낭 및 쿨림, 폴란드 등에 전 세계 10대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업계 처음으로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인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장비를 미 오리건주 힐스브로 공장에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1.8나노급인 ‘인텔 18A’ 공정에서는 이미 5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잔고 수주 물량이 15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 구축 현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삼성전자(005930)는 미국 내 파운드리 생산기지로 텍사스주를 낙점해 첨단 반도체 생산에 집중한다. 미 정부로부터 9조원 상당 보조금을 지원받게 되자 오는 2030년까지 총 약 4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2022년부터 텍사스 테일러에 반도체 생산공장 건설을 시작했으며 이곳에 추가로 새 반도체 공장과 패키징 시설, 첨단 연구개발(R&D) 시설을 신축한다. 첫 번째 공장에선 4나노 및 2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며 두 번째 공장은 2027년부터 첨단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다. 연구·개발 시설 역시 2027년 문을 열 예정이다. 또 기존 파운드리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텍사스 오스틴 공장도 확장한다.

이를 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텍사스 중부지역이 최첨단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업계에선 파운드리 3사가 엔비디아·애플·퀄컴 등 대다수 빅테크가 포진된 미국 내 투자 확대로 시장 공략이 용이해진 만큼 반도체 결투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 확보뿐 아니라 기술력 향상을 위한 인력 확보에서도 경쟁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 정부 보조금 지급 정책으로 파운드리 3사 경쟁이 더욱 과열됐다고 볼 수 있다”며 “빅테크 선점을 놓쳐선 안 되며 이를 위해 결국 기술력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