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화폐' 오명 못벗은 비트코인, 5만1000달러 횡보

by최연두 기자
2024.02.23 09:48:38

비트코인 0.86% 하락한 5만1242달러
ECB 자체 블로그에 비트코인 부정적 입장 밝혀
"비트코인 상승장은 투기 거품…공정가치 0"

[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최근 5만2000달러를 돌파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5만1000만 달러 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비트코인 거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시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가상자산 관련 이미지(사진=픽사베이)
23일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3분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0.86% 하락한 5만1242달러를 기록했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의 대표격인 이더리움은 전날 같은 시간에 비해 0.67% 상승한 2971달러에 거래 중이다.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1조9600억 달러로 0.04% 증가했다.

비트코인이 소폭 하락한 요인으로 ECB의 입장문 발표가 꼽힌다. ECB는 비트코인이 글로벌 탈중앙 디지털 화페의 역할을 하지 못했고, 불법 거래에 쓰이는 사례가 많다고 재차 주장했다.



울리히 빈드자일 ECB 마켓인프라·페이먼트부문 사무총장과 위르겐 샤프 ECB 고문은 지난 22일(현지시간) ECB 자체 블로그에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으로 비트코인 투자가 안전하다는 것이 확인됐고, 앞선 랠리가 계속되는 승리의 방증이라는 주장에 모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비트코인의 공정가치가 여전히 0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 환경적인 피해를 비롯해 일부 사람들의 희생이 발생하며 궁극적으로 부를 재분배하는 등 부수적인 피해가 엄청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비트코인 시세는 지속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다. 경제적 기초 데이터도 없고, 심각한 예측을 도출할 수 있는 공정 가치도 없다”면서 비트코인 상승장이 투기 거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국은 자금세탁, 사이버 및 기타 범죄,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의 금전 손실, 광범위한 환경 피해로부터 사회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CB가 이 같은 입장을 보인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달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이후에도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는 점에서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분석한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크립토댄 가상자산 분석가는 “ECB 등의 부정적인 입장이 단기적으로는 가상자산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지만 큰 하락세를 가져올 만큼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