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리스크 이겨낸 `건설·가상화폐株`…연초부터 방긋
by윤필호 기자
2018.01.07 15:20:00
건설업 지수 3.23%↑…중소형 건설사 중심 상승세
가상화폐 여전한 랠리에 관련주도 80%대 급등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지난해 정부가 가장 강력한 규제 드라이브를 건 두 분야 주가가 새해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바로 건설업종과 가상화폐 테마주(株) 얘기다. 이들은 정부가 투기과열을 우려해 규제를 초점을 두고 대책을 잇따라 내놨지만 연초들어 주가가 오름세를 타고 있다.
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시장 건설업 지수는 올해 들어 3.23% 상승했다.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끄는 것은 주로 중소형 건설사 주가다. 특히 태영건설(009410)과 한신공영(004960)은 작년 말부터 급등세를 보이며 한 달 만에 각각 41.73%, 14.51% 올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하반기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대원(007680)도 8.41% 상승 마감했다. 대형건설사 중에서도 GS건설(006360)이 올해 첫 주에 5.83%, 현대건설(000720)이 4.82% 올랐다.
건설업계는 지난해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새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바로잡기 위해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도입, 분양권 전매 제한 등 강력한 규제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증권시장이 랠리를 펼치는 가운데서도 건설 관련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각종 악재들이 반영되고 올해부터 다시 재건축 수주 증가 등의 호재를 타고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기대가 나오고 있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센티먼트를 악화하는 규제들이 나타났다”면서 “그럼에도 올해 대형 건설사 기준 정비사업은 계속 그 열기가 뜨거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대형 건설 4개사는 올해 역시 서울, 수도권 위주의 재개발, 재건축 수주가 증가할 것”이라며 “작년 수주가 강남 3구에 집중됐다면, 올해는 강동구, 동작, 노량진, 홍제 등 서울 다양한 지역에서의 정비 발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총 주택분양 계획은 예상을 상회하는 44만호로 전년의 33만호 대비 37.3%증가할 전망”이라며 “일반분양보다는 뉴스테이나 조합분양 등 특수목적의 분양이 증가한 데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2018년 국내건설 수주는 150조원 수준에서 안착할 것”이라며 “정부의 SOC예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민자 토목사업(수도권광역급행, 호남선확장KTX 등)의 도입으로 토목, 건축의 활황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가상화폐 테마주도 정부의 강력한 대책 발표에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우리기술투자(041190),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대성창투 등 코스닥에 상장된 벤처캐피털이 올해 들어 각각 89.86%, 82.32%, 66.37% 상승 마감했다. 정보기술(IT) 관련주 카카오(035720)도 최근에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자회사 두나무의 영향으로 가상화폐 테마주로 분류되며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해 가상화폐 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지자 관련주도 이에 탄력을 받았다. 그러다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까지 언급하며 강력한 투기 규제조치를 발표하자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은 올해 1월1일부터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 신규 가입을 받지 않기로 했고 미성년자 거래도 함께 중단했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제를 비웃듯 새해들어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 규모는 70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가상화폐 랠리의 영향에 관련주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