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개편안 내달 4일 공개..경유세 인상 검토
by최훈길 기자
2017.06.22 08:26:57
기재부·산업부·국토부·환경부, 공청회 확정
공청회서 개편안 공개, 8월 세법 개정
정부 "미세먼지 감축", 文 "친환경 세제"
업계 "미세먼지는 中 때문..결국 서민증세"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전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해안에 있는 고리원전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탈원전, 탈석탄 로드맵과 함께 친환경 에너지정책을 수립하겠다”며 “친환경 에너지 세제를 합리적으로 정비하겠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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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내달 4일 유류세 개편안이 공개된다. 휘발유, 경유, LPG 가격을 조정하고 경유세를 올리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경유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기업의 원가 부담이 늘고 결국 서민 증세가 될 것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2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환경부는 지난 21일 비공개회의를 열고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 연구용역’ 공청회를 내달 4일 오후에 열기로 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교통연구원이 개편안 초안을 발표한다. 이들 연구원은 지난 해 6월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에 따라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해왔다.
조세재정연구원 관계자는 통화에서 “내달 4일 공청회 이후 기재부와 협의하면서 세법 개정안이 검토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8월까지 최종 보고서를 받은 뒤 관계부처 의견을 수렴해 세제 개편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정부는 경유세부터 증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휘발유, 경유, LPG 연료 간 상대가격은 100대 85대 50 수준이다. 경유세를 올려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을 100대 100으로 똑같게 만드는 유류세 개편안이 거론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미세먼지를 감축하는데 에너지 상대가격을 조정하는 게 나름 의미가 있다”며 “최종안이 확정되려면 관계부처와 의견 조율이 필요한데, 프랑스·벨기에처럼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100대 100으로 하는 나라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6월 둘째주 기준) 리터당 휘발유 가격은 1466원, 경유 가격은 1255.5원이다. 100대 100으로 상대가격을 조정하려면 유류세를 올려야 한다. 현재 경유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 주행세, 교육세, 부가세 등 이른바 유류세가 붙는다. 경유 가격의 절반 이상(51%·6월 둘째주 기준)이 유류세다. 이를 조정해 상대가격을 올리면 리터당 경유 가격이 200원 이상 인상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도 전반적인 에너지 세제 개편 관련해 막바지 조율 중이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탈원전을 통한 지속 가능한 사회로 가려면 에너지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며 “30일까지는 증세 로드맵(이행 계획)을 만들어 국정과제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기념행사에서 “탈원전, 탈석탄 로드맵과 함께 친환경 에너지정책을 수립하겠다”며 “친환경 에너지 세제를 합리적으로 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업계는 긴장하는 상황이다. 경유세를 올리면 현대차(005380) 등 자동차 제조업체를 비롯해 SUV 차량 소지자, 화물·운송업자,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경유세를 올리고 석탄, 원전까지 손대는 건 급진적인 에너지 정책”이라며 “미세먼지는 중국 때문에 주로 발생하는데 경유세를 손대면 기업 부담이 늘고 결국 서민 증세가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 현재 경유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 주행세, 교육세, 부가세 등 이른바 유류세가 붙는다. 경유 가격의 절반 이상(51%·6월 둘째주 기준)이 유류세다. 올해 6월 둘째주 기준 휘발유·경유 가격, 단위= 원/ℓ. [자료=한국석유공사 오피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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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100대 85 수준이다. 경유 가격을 85에서 100으로 올려 휘발유와 가격을 같게 하면, 경유 가격이 리터당 200원 가량 오를 전망이다. 단위= 원/ℓ, 2017년은 6월 둘째주 기준. [자료=한국석유공사 오피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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