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사이징 삼성 vs 대안모색 대우, 증권업 최후의 승자는

by김세형 기자
2014.05.01 16:00:09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증권업계가 불황에 맞서 구조조정파와 대안모색파로 갈리고 있다. 삼성증권(016360)이 구조조정파의 선도자라면 그 반대편에는 대우증권(006800)이 있다. 증권업계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제도 개편 등으로 전환점을 맞고 있다. 향후 2, 3년 안에 어떤 전략이 적절했는지 판가름날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달 30일자로 희망퇴직과 점포축소 등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 전체 점포 4분의1 가량인 23개가 사라지게 됐고, 300명가량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전체 인력도 90% 수준으로 줄게 됐다. 지난 11일 예고했던 구조조정 절차를 끝마쳤다.

하나대투증권이 조만간 전체 인력의 10% 선에서 희망퇴직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고 대신증권은 올 상반기 안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에 들어간다. 대만 유안타(元大)증권에 인수되는 동양증권, 통합되는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 매물로 나온 현대증권 역시 구조조정 절차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노동조합이 결성되면서 구조조정에 대비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2700명 이상이 업계를 떠난 데 이어 올해 역시 구조조정이 증권업계 화두가 되고 있는 것. 하지만 구조조정이 장기화되면서 오히려 구조조정 대신 대안을 찾는 증권사들에 쏠리는 관심도 커져가고 있다. 구조조정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시각에서다.

대우증권을 필두로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신영증권 등이 그렇다. 이들 역시 고강도 비용감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인력 구조조정은 포함돼 있지 않다.

대우증권은 임원 퇴직금을 축소하는 등 전사 비용 구조 효율화를 추진하는 한편 해외 사업 개척 등을 통해 사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본사와 리테일 비중의 균형 전략을 추구, 상품 사업 강화와 함께 신한은행과의 협업 등을 통해 돌파구를 열어 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수익 다변화에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구조조정이나 대안 모색은 나름의 장단점을 갖고 있다. 구조조정은 당장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고, 대안 모색을 통한 인력 보존은 앞으로 다가올 회복 국면에서 외부 자원 수혈 없이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

어느 편이 주도권을 잡을지는 빠르면 향후 2, 3년 안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증권업계가 콜 시장 개편과 NCR제도 개편을 앞두고 있는 것이 현실적 이유다. 콜 시장 개편은 중소형 증권사를 콜 시장에서 퇴출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건전성 지표로 사용되는 NCR 제도는 대형 증권사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게 된다. 개편 NCR 제도는 오는 2016년 도입된다.

제대로 된다면 투자은행(IB) 업무가 가능한 대형사와 특화 중소형 증권사로 구조개편이 이뤄지게 된다. 저성장 기조에 따라 위험자산으로 부동자금이 유입될 경우 대형사와 중소형사 둘다 충분한 먹을거리가 생기는 선순환을 기대해 볼만하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 개편 시나리오가 과거에도 있었다는 측면에서 정부 기대대로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지는 미지수”라며 하지만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질 경우 자본뿐 아니라 운용할 수 있는 인력 문제를 얼마나 빨리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