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업체에게 이익을 제공하라

by강동완 기자
2009.07.02 16:33:00

(창업리포트) <7> 신뢰가 중요하다

[이데일리 EFN 강동완기자] 음식 외식산업에서 협력관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 운영되고 있는 매장에선 거래처간의 상호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왜 중요할까.
 
전주대학교 외식산업학과 (지도교수 : 최동주)의 김유진 양은 ‘거래업체에게 이익을 제공하라'는 주제자료를 통해, 중요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외식산업을 전공하는 학생이다 보니 자주 외식업의 현장을 찾아가 생생한 노하우를 배우곤 하는데 매번 방문할 때 마다 느끼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얼마 전 여수에 소재한 <자산어보>라고 하는 횟집을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업체의 김경수 사장은 다른 식당 경영인들과는 다른 점이 하나있다. 거래업체들로부터 배달되는 각종 식자재에 대해서 일일이 검수를 한다든지 품질의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 없다.
 
대학에서 배운 외식경영의 이론대로라면, 이 식당은 식자재의 기초적인 품질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음식의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고 결국은 고객의 외면을 받는 식당으로 전락되어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르다. 이 식당은 연일 줄을 서서 먹어야 하는 소문난 횟집으로 자리를 잡았고, 나와 같이 관련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경영마인드를 배우기 위해 현장학습까지 하는 점포이기도 하다.

그렇게 업체들이 배달하는 식자재에 대한 철저한 검수나 감독을 하지 않는 김 경수 사장이 업체에게 꼭 지키는 것이 하나있다. 공급물품에 대한 대금을 정확히 제 날짜에 결제를 한다는 것이다.
 
명절 때면 거래업체를 일일이 방문하여 그 동안 좋은 물품공급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선물까지 전달을 한다. 그래서 거래업체와 관련하여 별도의 시간과 인력을 투입하는 일은 없다. 한마디로 신뢰감과 믿음으로 거래업체를 대한다.

이런 방식으로 영업을 하는 김경수 사장은 거래업체들 사이에서는 가장 인기가 높은 업주이기도 하다. 또 우수한 품질을 우선적으로 공급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의 정보를 수시로 전해들을 수 있는 부가 서비스까지 누리고 있다.
 
심지어 김 사장에게 수년간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자부심마저 느끼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다.



요즘 외식업계에서는 거래업체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즉, 거래업체들과의 관계를 상호협력적인 관계 그리고 수평적 관계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이다. 종전 외식업계에서 관행적으로 통용되던 소위 ‘갑과 을’의 관계라거나 수직적인 관계를 떠올려 보면 엄청난 패러다임의 변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면 수평적 협력관계란 무엇일까? 한마디로 동등한 입장에서 관계가 유지되는 것을 말하며, 불필요한 긴장관계가 아니라 일정한 목적을 위해 긴밀하게 유지되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상호간에 신용(trust)을 쌓아 나가는 협업적(協業的) 관계일 수도 있다. 쌍방향으로 신용을 쌓아가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생(win-win)할 가능성이 높은 유기적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그럼 종전과 달리 외식업체에서 거래업체에게 이익을 제공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은 무엇인가? 또 그렇게 하면 어떠한 실익이 존재하는 것인가?

첫 번째로는 외식경영이 매우 복잡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미래의 외식경영은 업체를 운영하는 사장의 슈퍼스타와 같은 능력에 의존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주변의 거래업체들과 상호간의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과거와 달리 거래업체의 전문성이 급격하게 증대되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즉, 안전한 식자재를 공급하는 업체, 그리고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업체의 선정이 외식업체의 성공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제 음식을 통해서 고도화된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섬세한 대응(caring)을 하기 위해서는 메뉴와 식자재 그리고 영양과 위생에 대한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업체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세 번째로 우수한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외식업체의 확고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식자재의 공급과 일정한 품질이 우선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안정적인 공급이 이루어져야만 균일한 품질은 물론 적정한 원가관리가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운영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경쟁력 있는 시장의 정보를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외식경영인들은 현장에서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는 영업이 중요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시장과 주변의 정보에 대해서 귀가 열려있어야 한다.
 
특히 변해가는 고객의 니즈에 대응하기 위한 신 메뉴 개발과 같은 업무는 시장정보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외식업에서 고객과 거래업체 그리고, 외식업체를 별도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이들의 관계는 상호의존적이며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해야할 주체들이다. 거래업체와의 원활한 관계는 구성원들의 동기부여를 높이고 성과를 향상시킨다.
 
또 이러한 관계에서 진정한 고객만족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거래업체는 외식경영의 중요한 축이며 동반자이다. 거래업체를 갑과 을의 관계로 대하는 종전의 패러다임으로 외식경영을 지속하기에는 시대가 많이 변했다. 상호존중과 격려 속에서 진정성(authenticity)이 높은 경영을 위해서는 이제 거래업체에 대한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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